• 최종편집 2024-07-0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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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독서를 촉진하는 도서관 이용법은 과연 존재할까? 이용훈 저자는 있다고 말한다. 도서관을 잘 이용하면 할수록 경제적 부가가치를 얻는다고 말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일반도서 13만여 권과 4만 책에 가까운 공공간행물을 수서할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만 해도 한 해 출간 예정인 책이 총 17만여 권에다가 판매를 목적으로 유통되는 책이 5만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보아 그 일부가 도서관에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 물론 해당 도서관의 설립 목적이나 이용자들의 요구 등을 면밀히 검토·분석한 후에 연간 입수하는 도서류가 정해지겠으나 이른바 장서개발, 즉 구입의 우선순위, 소장 도서의 평가와 관리, 폐기할 장서를 미리 선정하는 등 활용하는 도서의 유용성을 높이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이용 빈도가 높은 대학도서관의 경우는 각 학문 분야에서 발표하는 논문이나 국내외 학술 저널 등 연구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정확하게 입수함으로써 교·강사나 학생들에게 시의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용자들은 실시간 인터넷을 통하거나 수시로 발품을 팔아 신착 도서의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독서를 즐기는 개인 집에서도 늘어나는 책들을 서가에 아무렇게나 꽂아놓으면 찾기가 만만찮은데 하물며 도서관은 오죽하겠는가? 「문헌정보학용어사전」에서는 ‘분류’를, “사물이나 현상, 개념 등을 유사한 것은 모으고, 상이한 것은 구분하여 체계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분류법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도서관에서는 통상 ‘한국십진분류표(KDC)’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모든 주제와 관련된 종합물은 총류: 000, 철학: 100, 종교: 200, 사회과학: 300, 자연과학: 400, 기술과학: 500, 예술: 600, 언어(어학): 700, 문학: 800, 역사: 900으로 나누는데, 우리가 참고한 것은 듀이십진분류표이며, 그 외에 국제십진분류표, 미국의회십진분류표, 콜론분류표 등이 있다. 특이점은 멜빌 듀이는 언어를 400에 배치한 데 비해 한국은 문학과 인접하도록 700번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보다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문헌정보학 전공자로서 덧붙일 말인즉 일본십진분류표의 경우 한국을 분류표상 9번(기타)에 유배(?)했지만, 우리는 대범하게 한중일이라는 관행에 맞춰 3번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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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 중앙동 일대에 피어난 다알리아 꽃무리

 

정해진 절차에 따라 분류한 책들은 고유한 청구기호를 갖게 된다. 부수적으로 저자기호, 별치기호, 권차기호, 복본기호 등이 붙지만 요즘은 카드목록(저자, 제목, 출판사, 출판년, 쪽수, 목차, 약식 소개)을 찾기보다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이용하고 있다. 주요한 지점은 사서와의 만남이다. 사서는 도서관 경영이나 관리를 책임지고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이용자에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다. 필자 또한 학교도서관에서 업무를 본 세월이 8년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국어로 학과목을 돌리기까지, 아니 이후 도서관장 역을 수행한 6년 동안 과연 그 일에 충실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로되, 한시도 1급 정사서 자격증 소지자로서의 정신자세는 흐트러진 적이 없었고 ‘도서관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충만해 있다. 다만 법적으로 명시된 사서직의 정원조차 채우지 않은 채 운영되는 도서관의 현실 앞에서 고언마저 가슴에 묻어둘 수는 없었다. 사서라는 직종이 책이나 나르고 서가를 정리하는 직업인 정도로 인식되던 시절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도 했으나 감히 지식의 총체적 안내자라는 자긍심만은 바래지 않았다는 회고담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능숙하게 각종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을까?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한 국회도서관, 도립이나 시립도서관을 직접 찾아가는 방법도 있으나 컴퓨터 앞에 앉아 국가자료종합목록(KORIS-NET)에 들어가면 전국 1,600여 개소 공공도서관과 전문도서관은 물론 정부 부처 자료실의 통합목록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에서는 국내외 희귀본을 디지털 형태로 제공하는 중이다. 이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는 『쉽게 따라 배우는 학술정보 활용법』을 내려받아 이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누구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접속해 요긴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는데, RISS라는 곳에서는 이용자 활용도에 따른 항목별 분석결과, 연구주제 동향 분석결과 등 이용이 가능한 자료의 현황을 연도별 통계로 제시해주거니와 DBpia, KISS, 북코스모스에서도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 이제 지구본을 띄운 정보의 홍수에 떠밀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우주를 유영한다는 기분으로 수영을 배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정보에도 어두운 채 어찌 Ph.D.를 마쳤는지 모르겠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정론지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5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730호)에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조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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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효과적 독서의 요건 ‘도서관 이용법 안내서’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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