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 서식 상황 조사 및 보전할 방안 적극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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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평택시 장당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23년 길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인 ‘물길 따라 이야기 따라’ 프로그램을 지난 4월 20일부터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내용은 진위천 냇가 자연생태계의 특징과 생물다양성 그리고 진위천 주변의 역사와 마을 이야기로 구성되었으며, 전반부의 자연생태 이야기는 강연 및 탐방을 마쳤고,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생물과 우리 고장 깃대종 후보인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와 관련한 공동체 활동을 남겨놓고 있다.


◆ 생명의 보고,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


2022년 평택시는 외부 관광객 유입과 함께 관광도시로 성장을 염두로 농업생태원, 배다리생태공원, 소풍정원, 오성강변, 원평나루 갈대숲, 진위천유원지, 평택항, 평택호 관광단지 등을 평택 8경으로 선정 발표했다. 이곳에 진위천 유원지가 포함되었지만 생태계서비스와 함께 생물다양성 면에서도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만 한 곳이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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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이식물인 쥐방울덩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꼬리명주나비 수컷(2008.6.29)

 

진위천 냇가의 자연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곳이다. 이곳은 바쁜 걸음으로 잠시 들렀다 사진 몇 장 남기고 가는 그런 곳은 더더욱 아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동·식물의 종류와 모습이 이를 따라가고, 생물다양성을 바탕으로 생명력이 넘쳐나는 곳, 크고 웅장하며 화려하지는 않아도 들여다보면 볼수록 깊게 빠져드는 그 무엇인가를 지닌 곳이다. 이름도 특이한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가 수원지인 어비리저수지로부터 진위천 물줄기 전역에서 진위천의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상수원보호구역 냇가에서는 출수공을 통해 조개 몸속으로 알을 낳는다는 각시붕어와 예전에 이곳까지 바닷물이 올라왔음을 알려주는 작은 크기의 재첩이 큼직한 말조개와 함께 지금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 고장의 깃대종 후보로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의 멸종위기양서류 삼총사와 함께 평택지역 자연생태계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는 평택호물줄기 전역에서 최고의 생태적 가치를 지닌 생물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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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금개구리의 소리가 들린 고속도로 주변 습지(2023.5.15)

 

◆ 진위천의 희망, 꼬리명주나비


쇠부엉이, 원앙, 호리측범잠자리, 어리부채장수잠자리, 꼬리명주나비, 산호랑나비, 각시붕어, 쥐방울덩굴, 낙지다리, 통발 등 이들이 진위천의 자연생태계를 대표하는 동식물이라면 이중 으뜸은 단연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이다. 

 

환경부는 아주 오래전 “각 지자체의 상징 꽃. 나무. 새 가운데 상당수가 중복돼 있고 일부는 외래종이나 명칭을 잘못 표기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자연보호 의식과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는 지역 고유의 야생 동·식물을 상징종으로 새로 선정하라”라고 이미 각 지자체에 요청한 일이 있다. 즉 지자체 상징을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깃대종’으로 교체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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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 탐방 및 관찰일지 작성(2023.5.11)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분권 이후 지역을 홍보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슬로건, 심벌마크, 마스코트, 캐릭터, 자연상징물 등 다양한 상징물을 지정하였다. 그렇지만 많은 지자체가 자연상징물을 지역 환경의 특이성이나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종보다는 규모가 있고 화려하며 대중적으로 인식 정도가 높은 종을 선정하였기 때문에 지역 간 중복으로 지정된 종들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바로 깃대종인 것이다.


평택을 대표할 수 있으며, 우리 고장의 생물다양성을 끌어갈 수 있는 깃대종을 추천한다면 쥐방울덩굴과 함께 꼬리명주나비가 앞자리에 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비행 시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움과 사람을 만나도 화들짝 달아나지 않는 친밀감 그리고 노랑나비, 호랑나비, 산호랑나비, 사향제비나비 등과 같이 진위천 이곳저곳을 배회하지 않고 쥐방울덩굴이라는 먹이식물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 즉 그 자체만으로도 소생태계를 이루어 각종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비오톱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날개를 편 채 나는 학을 연상하듯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비행 모습과 암·수의 날개 색이 다른 다양성, 봄부터 가을까지 3~4회 성충이 되며 한 번에 100여 개 이상의 알을 낳는 다산성 그리고 무엇보다 강조되는 점이 있다면 이들의 서식지가 아직도 우리 고장 진위천 냇가의 경사진 풀밭에 남아 있다는 면에서 우리 고장의 깃대종으로 대표성을 띠기에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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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에 넘쳐나는 애기똥풀(2010.5.26)

 

◆ ‘물길 따라 이야기 따라’ 사업의 기획 의도


2023년 길위의 인문학 ‘물길 따라 이야기 따라’ 프로그램의 경우 특별한 기획 의도가 있다. 습지의 고장 평택에서 상수원보호구역을 통해 안정적인 상수원의 확보와 수질 보전의 중요성을 짚고 감은 물론이고 기후변화로 인한 습지생태계의 변화를 감지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하천의 보전을 이어가고자 함이 바닥에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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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천 제방 사면의 단풍잎돼지풀을 감고 자라는 쥐방울덩굴(2023.5.15)

 

‘물길 따라 이야기 따라’ 사업의 전반부는 이제 공동체 활동을 남기고 있다. 2021년 국립생태원에서 발간한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계 예측 자료집을 열어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변화는 주로 습지나 수생태계에서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천변 생태계교란종 모니터링 및 이에 따른 대응 활동이 예정되어 있고, 생물종 부적응과 관련해서는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의 서식 상황을 조사하고 이를 근거로 이들을 보전할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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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진위천 냇가, 물길 따라 이야기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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