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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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약속은 지켜질 때 그 빛을 발한다. 이 사실을 이번에 우리는 실감했다. 약속, 영어로 프라미스(promise)는 이 사회를 떠받치는 초석이다. 이 약속을 잘 수행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들은 훌륭한 공직자들이다. 자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공직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대사관 직원들은 자국민의 안전과 위기에서 보호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수행한다. 이는 국가가 국민에게 약속한 일이다. 이번에 수단에서 교민들을 무사히 구출함으로써 공직자들이 이 약속을 훌륭히 수행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의 충돌로 전투가 일어나 사상자를 내고 위급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공관들은 자국민을 수단으로부터 철수시키려고 했다. 우리 대사관도 교민 철수 결정을 내렸다. 이를 위해 외교부에 보고하고, 외교부는 국방부와 신속히 구출작전을 세웠다. 작전명 “프라미스(promise).”


28명의 교민들이 겪었을 심경을 짐작해 보았다. 총소리와 포탄 터지는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으면서 얼마나 불안에 떨었을까? 무려 1,0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면서 얼마나 난감했을까? 그리고 자신들을 구출하기 위해 고국으로부터 날아온 군인들을 보면서 얼마나 안도감을 얻었을까? 


하지만 여객기가 아닌 불편한 군용기를 타고 무려 13시간 넘게 비행해 오면서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행 중에 네 살짜리 어린아이도 있었다는데 어떻게 잘 견디었을까? 초긴장을 억눌러가며 드디어 성남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려올 때 심정은 어땠을까?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언제나 울컥하는 감동을 숨길 수 없다. 구출작전을 위해 국제 공조 관계를 성공적으로 동원한 일도 국민들을 안심하게 했다. 여기에 이웃 일본인 5명도 함께 무사히 구출해 와서 뿌듯했다.


이처럼 약속은 지켜질 때 그 빛을 발한다. 사회적 약속인 법을 지킬 때 그 사회는 안정을 유지한다. 불법이 난무하는 사회는 지탱할 수 없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나 공동체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노아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약속을 기억했다. 아브라함은 밤하늘 뭇별들과 바닷가 모래를 바라보며 약속을 기억했다. 모세는 율법을 가르치며 약속을 잊지 말라고 했다. 다윗도 위기와 고난을 당할 때 약속을 떠올렸다. 성경은 인류에게 주는 약속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초기에 있었던 독립전쟁 당시의 유명한 실화가 있다. 미국을 영구적으로 식민지화하려는 영국군의 총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미국은 프랑스에 밀사를 보내어 지원군을 요청했다. 프랑스는 미국을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지원군이 속히 오지를 않아 미국은 계속 전투에서 밀리고 있었다.


막바지 전투에서 고전을 당하고 있을 때 프랑스 함대가 당도해 미국을 도와 상황이 역전되었다. 드디어 영국은 물러나고 미국은 독립을 쟁취했다. 이렇게 얻어진 독립의 배후에는 미국과 프랑스의 아름다운 프라미스가 있었다. 이를 기념하는 징표로 프랑스는 자유의 여신상을 미국에 선사했다. 뉴욕 항구를 들어갈 때마다 등대처럼 세워진 이 동상을 볼 수 있다. 


프라미스가 살아 있는 세상을 살아갈 때 우리는 안정감을 얻는다. 그래서 프라미스를 굳게 지켜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약속은 신뢰가 생명이다. 믿음 없이 약속은 없다. 거짓 약속을 남발하고 약속을 어길 때 사람들은 스스로 병들고 누군가를 좌절에 빠뜨리며 미래를 망치게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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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프라미스(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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