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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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영 평택YMCA 사무총장

4월 벚꽃이 눈물로 얼룩진 그 봄날을 기억하고 있다. 9년 전 그해 봄. 그날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으로 만들어지길 간절히 원하고 기도했었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기다렸을 그 봄이. 아직도 아픈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존재로 남아 있는가. 내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봄이 되면 304명의 이름을 적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아직 기억하고 있다고 잊지 않겠다고, 그곳에서 평안하냐고 안부를 묻는다. 희망이 암흑으로 바뀐 그날. 이제는 그 어둠과 빛으로 나올 수 있도록, 9년의 추모가 헛되지 않도록 이제 웃으며 그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억하자.


“평범한 하루였다. 뉴스를 보기 전까지는”,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TV에서 사고 소식을 접했다.”, “운동하다가 소식을 들었다. 전원구조 소식에 안심했다.”, “전원구조 소식에 괜찮겠지 생각했다. 너무나 미안합니다.” 9년 전 그날과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그날의 기억을 자기 일처럼 새기고 있다는 것이다. 충격과 공포, 아픔과 미안함, 세월호는 잊혀진 사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에 아직도 생생하다.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안전한 곳을 잡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 세월호에서 보내진 마지막 메시지의 발신 시간은 10시 17분. 구조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던 마지막 말은 “지금 더 기울어”였다. 


깊은숨을 내뱉어 본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아직도 많이 힘들 것이다. 함께 슬퍼하자. 같이 기억하자. 함께 슬퍼하는 것은 같은 기억을 만들고, 같은 기억은 공감과 소통의 고리가 되어 우리를 연결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갈 동력이 될 것이다. 끝나지 않을 수많은 슬픔들이 눈물로, 추억으로 계속 파도치고 그 파도를 묵묵히 받아내고 품어내는 바다 같은 우리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잊지 말자. 이 모든 분노와 걱정, 불안보다 우리가 가장 먼저, 그리고 충분히 해야 할 일은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추모다. 더불어 충격과 원통함에 목 놓아 울 힘조차 없을 유족과 애통한 마음을 진심으로 나눠야 한다. 이제 막 꿈을 꾸기 시작한 꿈을 향해 달려 나가던 청소년들이었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표현할 방법을 찾아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만 더 큰 상처를 우리 사회에 남기지 않을 수 있다. 지난 9년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필자가 배운 작은 교훈이기도 하다.


적어도 이것만은 잊지 말자. 이 모든 혼란과 많고 많은 말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우선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그리고 모든 피해자와 함께하는 슬픔의 나눔이라는 사실이며, 사람을 우선시하는 마음, 다른 이들의 생명도 내 가족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보자. 그게 쉽지 않다면 그런 마음을 갖도록 노력이라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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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영의 세상보기] 4.16 세월호 함께 슬퍼하고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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