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별을 알리는 말을 들었다
단지 한 계절이 가고
꽃이 피었다 졌을 뿐,
이별을 알리는 말을 들었다
단지 한 계절이 가고
꽃이 피었다 졌을 뿐,
그대가 서 있던 청보리밭은
연서戀書를 실어 나르는 물결처럼
하늘에 닿을 듯이 일렁이는데
연서戀書를 실어 나르는 물결처럼
하늘에 닿을 듯이 일렁이는데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별을 알리는 말을 들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몇 곡의 노래가 감각 없이 지나갔을 뿐,
이별을 알리는 말을 들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몇 곡의 노래가 감각 없이 지나갔을 뿐,
그대가 떠나가던 날
나는 그대가 서 있던 보리밭 둔덕에서
보릿대들이 까칠하게 쑤셔대는 아픔에도
그대가 주는 사랑인양 외면하지도 않는데
나는 그대가 서 있던 보리밭 둔덕에서
보릿대들이 까칠하게 쑤셔대는 아픔에도
그대가 주는 사랑인양 외면하지도 않는데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별을 알리는 말을 들었다
그대 때문에 단단하게 멍이 들어가는
깜부기 같은 사랑이 피고 졌다.
그대 때문에 단단하게 멍이 들어가는
깜부기 같은 사랑이 피고 졌다.
■ 작가 프로필
평택에서 태어났고, 단국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투명인간> <잠의 나이테> <아침이 오기 전에> <귀족노동자>가 있고, 2009년 ‘단국대학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평택에서 태어났고, 단국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투명인간> <잠의 나이테> <아침이 오기 전에> <귀족노동자>가 있고, 2009년 ‘단국대학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