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5(수)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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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원고는 지난 10월 공동체비전고등학교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특강한 내용입니다. 교명에서 보듯이 기독교 대안학교여서 신앙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의 깊은 양해를 바랍니다.>
 
  이 시간 우리가 다룰 주제는 ‘인문 고전(古典)은 왜 읽어야 하며 글은 어떻게 써야 하나’입니다. 참으로 풀기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그 화두(話頭)를 놓고 며칠 난상토론을 벌인다한들 주어진 그릇에 간추려 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고전에 앞선 인문학(人文學)이라는 범주는 담론(談論, 어떤 주제에 대한 체계적인 말이나 글)이 절실한 난제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주어진 문학 특강은 인문학과 고전을 한데 묶어 아울러야 합니다. 여러분 고전이 무엇입니까? 오랜 시공을 두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생명력을 이어온 책입니다. 물론 사람이 만든 책을 두고 변함없이 그 가치가 지속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시시각각 우리가 처한 환경과 상황은 급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한 고전은 단 한 권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성경입니다. 성삼위 하나님의 말씀만이 영원합니다. 필연적으로 모든 지식의 원천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대전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성육신하신 예수그리스도에게 감춰져 있거니와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얘기(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마다 집계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성경을 빼버리는 겁니다. 1년에 전 세계에서 1억 권 이상, 우리나라에서만 천만 권 가까이 발행된다고 들었습니다. 천문학적인 인세는 죽어가는 영혼 구원을 위해 쓰인다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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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허구한 날 우리끼리 모든 인생의 길라잡이는 성경뿐이라고 외칠 수는 없습니다. 어쨌거나 불신자들과 섞여 사는 마당에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마냥 멀리할 수 있을까요? 영생을 믿는 우리 성도는 세상이 악하면 악할수록 악령이 지배하는 세상을 이기기 위하여 세상을 꿰뚫는 지식으로 철저히 무장해야 합니다. 사사건건 대적을 일삼는 그들을 무찌를 기반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검증이 끝난 양서들을 골라 부지런히 읽어내야 합니다. 단편에서 장편으로, 한국문학전집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서 동아시아사로, 나아가 세계사로 뻗어가야 합니다. 철학(哲學)은 좀 양상이 복잡합니다. 접근이 유독 까다로운 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원리와 개개인의 경험칙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조물주와 피조물 간의 관계를 모르고서는 속 시원한 문답이 나올 수 없어서입니다. 철학을 전공한 분 중에는 4년 내내 학생은 물론 교수조차 모르는 근원을 붙들고 고상한 학문인 양 고뇌를 거듭했노라 고백하더군요. 정답은 성경 안에 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만드신 온갖 법칙을 밤낮 연구하면서도 원초적인 인과율조차 무시한 빅뱅이나 진화야말로 가설이요 모순 그 자체인 것입니다. 이를 작문에 원용한다면 논리적 과정을 송두리째 생략한 채 어느 날 갑자기 땅속에서 솟아났다며 여봐란듯이 제출한 학술보고서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 이치에 맞지 않아 도무지 말이 되지 않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창조주가 아니면 어떤 필설(筆舌)로도 채울 수 없는 절대 공간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진실을 부지런히 배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사자성어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만만찮은 고전 읽기는 공들여 학습할 때라야 어렵사리 얻어지는 주산물입니다. 우선은 인문학 서적 가운데 고전부터 골라내야 합니다. 책 한 권 끝까지 읽기도 벅찬데 한 편의 글을 쓰려면 얼마나 험난한 습작기를 거쳐야 할까요? 영어로는 Humanities, 라틴어(세계 4대 공동문어)로는 Humanitas라고 부릅니다. 요즘 경희대학교 단과대학 중에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있는 모양입디다. 인간성 고양, 인간다움을 교양교육에 극대화하자는 취지로 알고 있습니다. 가히 낯익은 외래어도 모자라 낯선 외국어의 범람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른바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은 문학, 역사, 철학을 가리킵니다. 그 외에 언어학, 고고학, 법률학, 심리학, 예술사, 천문학, 지리학 등을 포함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물질문명을 탐구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학을 인간 문화의 약자로 보면 무방할 겁니다. 키케로(로마의 웅변가이자 수사학의 혁신자)의 지적처럼 인문학은 어떤 원리나 원칙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인간의 사상과 삶의 양식에 대해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사변적(경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수한 이성에 의하여 인식하고 설명하는 것)으로 접근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우주의 삼재(三才), 즉 천지인(天地人)으로 파악합니다. 차례로 천문학, 지리학, 인문학이 그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세종임금께서 고안하신 모음의 제자원리와 일치합니다.
 
■ 프로필
 
 <월간에세이>를 거쳐 <한맥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본보에 6년째 ‘세상사는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신앙산문집 <주님과 동행한 오솔길>, <생각만큼 보이는 세상>을 펴냄.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johash, 이메일: johash@hanmail.net)
 
※ 다음호(354호)에는 조하식 수필가의 ‘인문 고전 읽기와 글쓰기’ 두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독자,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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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인문 고전 읽기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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