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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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시인
 
 

은행잎이 노랑나비떼처럼 날리는 가로수길
고향냄새가 나는 그 길을 나는 끝까지 걷고 싶었다
전화는 오지 않았는데 낙엽 속에서
그대의 전화벨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바람이 엽서 같은 낙엽을
그대에게 부치는 저녁
내 사랑도 부끄럼 없는 휘파람소리로
아득한 그대 곁을 떠돌고 싶었지만
수취인불명의 소인이 찍힌 채 되돌아왔다
석양을 등지고 돌아가는 우체부의 긴 그림자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의 안부가 길게 그리워지는 십일월.
 
 
 
■ 작가 프로필
 
 평택에서 태어났고, 단국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투명인간> <잠의 나이테> <아침이 오기 전에> <귀족노동자>가 있고, 2009년 ‘단국대학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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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십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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