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시가 있는 풍경.jpg
 
최정순 시인
 
 
아버지 혼불 북녘 하늘 날아가고
아버지 찾아 동토凍土 탈출한 이복언니
남쪽에서 한 편 드라마처럼 만났네
아버지 1·4후퇴 박천博川 허위허위 떠날 때
뱃속 생명 키우던 정혼녀 귀에 속삭여 두었던가
아들 나면 아무개라 이름 짓고
딸 나면 무엇이라 필히 이름 지으라고
끝없는 인연 필연의 꼬리 물고 물어
아, 언니와 이름마저 같을세
사랑의 마음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되어
마음으로만 허우적거려 찾고 찾으니
아버지 흔적 어디에도 가뭇없는데
한 떨기 쓸쓸한 꽃이 되어
저 멀리 천상에서 지상에서
넓고 넓은 팔 드넓게 벌리고 벌려
우리를 얼싸안으며 기다리네
영혼으로 혈육血肉의 끈 이어 준
아버지는.
 
 
 
■ 작가 프로필
 
 최정순 시인은 부친의 삶과 망부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히 배어 있는 <아버지의 망향가·1> <낙엽> <춘란> <그리움> 등 4편의 시로 제 255회 문학공간 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하늘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詩>, <홀로 가는 길>이 있다. 최 시인은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현재 평택시 합정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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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핏줄의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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