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5(수)
 
김수우 벤치마킹.JPG
 ▲ 미군부대 주변지역 소음방지사업 벤치마킹을 다녀온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김수우 의원

 우리시에 내년이면 대부분의 주한미군이 이전완료 되는 과정에 있음은 모두들 인지하고 있으나, 그와 관련해 주민들의 불편사항개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접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평택시에 미군이 주둔한다고는 하지만 우리시 주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또한 우리시의 당면한 과제인 것이다. 치안과 교통 등 눈에 보이는 것들도 꼼꼼히 체크해야겠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으면서도 부대인근 주민들에게는 큰 불편으로 다가오는 것이 소음문제이다.  
     
 집채 만한 군용기부터 작은 헬리콥터까지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소음에 과연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가? 이에 군소음 방지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부대 주변 도시들의 소음방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지난 6일, 3박 4일의 일정으로 평택시의회 김혜영 자치행정위원장, 평택시청 한미협력단 직원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출발하였다.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는 수려한 경관과는 달리 일본 내 미군주둔군의 약 70%가 배치되어 있는 곳이다. 1945년 8월 15일부터 미국의 펜타곤이 직접 다스리는 식민지였다가 1972년 일본으로 반환된 후 현재 오키나와현이 되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지역 또한 서러운 역사가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방문했던 4일 동안은 남태평양으로부터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비가오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여서 우산과 우비는 필수품일 지경이었다. 중부지역에는 후텐마, 카데나 두 곳의 공군기지가 있는데 그중에 먼저 후텐마 공군기지 주변을 방문하였다.
 
 아파치헬기, 일반헬기가 주로 있는 지역으로써 일제시대에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을  위로하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행기 활주로의 길이는 2,700미터이고 3,200여명의 해병대, 육군, 공군 등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교육기관은 초등학교 9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3개, 대학교 2개교가 있으며, 미군부대 내 미국분교 초, 중, 고, 대학교에는 지역주민 자녀들이 일부 입학하여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조금은 특이했다.
 
 필자는 일반 시민들이 어찌 살고 있는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기를 원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군사지역에 사는 것도 창피한데 민가주택을 보여주는 것을 더욱 부끄럽게 여겨 아쉽게도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다. 단지 태풍이 많아서 외부에는 창살을 설치하여 유리파손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었다.       

 창문 유리는 한국의 유리창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두께와 크기였지만 창문 전체의 홈이 파여진 창틀마다 고무몰딩으로 잘 처리 되어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미군부대 기지 바로 옆에 있는 마트와 주택가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 창문을 열고 닫을 시 차이점을 확인한바 전혀 소음을 느끼지 못해 신기할 따름이었다. 유리창의 유리와 고무몰딩 자재재료가 무엇인지 한국에 있는 기존 유리창 재질과 비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든 순간이다.       

 두 번째로 전투기가 이착륙이 가장 많다는 카데나 공군기지를 찾았다. 이곳은 공군기 기름저장시설이 독특하였는데 한국의 왕릉처럼 둥근 언덕모양으로 설치하여 비행기가 일정한 높이에서 있으면 기름저장시설에서 기름주입 투입구가 전투기로 올라가도록 부착되어 기름을 주입하면 곧바로 수직상승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일반 전투기들이 끊임없이 굉음과 함께 이착륙을 하고 있었고, 이 모습은 안보의 언덕에서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으며,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 학생들이 입장료를 내고 항공기의 이착륙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을 보니 관광지인 동시에 교육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의 언덕에서 비행기가 이착륙을 하면서 귀를 찢을 듯 한 어마어마한 굉음과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는데도 창문을 닫으면 전혀 소음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정말 신기해서 반복해서 창문을 여닫으며 소음도를 확인해 보았다. 그 소음제거의 일등공신은 앞에 언급했듯이 창틀고무몰딩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지역 공무원들은 항시 주민들의 창틀 고무몰딩을 확인하여 이상이 있을시 재설치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일이 전세대를 모두 확인한다는 말을 들으며 공무원들이 주민을 섬기는 자세에 많은 부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주민들 또한 창문만 닫으면 아무 소음을 느끼지 못해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시뿐 아니라 미군부대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소음공해로 시달림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고, 문제가 있으면 그에 맞는 해결책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실내생활은 그렇다 치더라도 외부활동은 어떤지 궁금했다. 학생들이 실내에 있는 것만도 아니고 다양한 체육활동을 해야 할 터인데, 그것에 대한 해답은 바로 실내체육관에 있었다. 카데나 지역에는 무려 1만7천평 규모의 체육시설 부지 내에 대형 실내체육관(야구, 게이트볼)이 있으며, 실외에서는 축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의 스포츠를 최소의 사용료만 내고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정부와 일본정부가 공동으로 투자·설치했다. 현재 우리시도 부대인근 초등학교 내에 실내체육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서 이 또한 관심을 갖고 둘러보게 되었다.       

 소음방지에 관한 시설물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난 후 현지문화와 주둔군의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 어우러져 있는지가 또한 궁금해졌다. 이에 우리 일행은 챠탄쵸에 있는 ‘미하마 아메리칸 빌리지’와 ‘나하 국제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메리칸 빌리지는 미국 서해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포트빌리지를 모델로 삼아 조성했다고 한다. 60미터크기의 대형관람차가 아메리카 빌리지의 상징물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또한 거리 어디서든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 동시에 기념품점, 극장, 레스토랑 등 상점이 많아 일본 속 미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나하 국제거리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새 해가 저물어 밤이 되었다. 시청, 백화점, 호텔, 은행 등이 밀집한 번화가인 이 곳은 2차대전 이후 폐허가 된 곳이었지만 그 뒤 급속한 성장을 통한 발전으로 ‘기적의 1마일’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거리에는 젊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이 전쟁의 아픔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을 알리는 재미난 얼굴의 인형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청소년들이 강렬한 춤과 노래를 선보이며 자유스러운 분위기에 흥을 더욱 돋우기도 하였다. 또한 마트마다 다양한 상품 진열장에 지역특산품 등을 진열하여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었다. 바닥에는 흰색 타일을 깔아서 청결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우리시 시 미군기지 주변지역에도 이렇게 깨끗하고 청결한 도로포장과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일행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제 4일 동안 오키나와 미군부대 주변지역 도시를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군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급선무는 오키나와처럼 철저한 방음 창틀을 설치하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군소음 해당 지역(팽성읍 송화리, 송탄 서탄면, 신장, 진위)에 소음방지 사업을 진행할 때 제대로 된 방음사업을 통해 두 번, 세 번 예산낭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우리 일행이 방문했던 오키나와의 방음사업 자료를 벤치마킹하여 창문유리, 고무몰딩의 재료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설치했는지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시에 맞게 적용하여 주민들이 원하는 방음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둘째, 군소음으로 인하여 야외체육활동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실내체육관건립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각종 체육활동과 여가활용을 원활하게 하여 주민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주변지역 교통정체 및 주민편의 기반시설의 미흡으로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한 계획과 예산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군과 우리시의 문화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생활인 동시에 문화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오키나와 주민들과 미군의 갈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자국민 보호를 요청하며 오키나와 주민들이 시위하는 모습도 종종 뉴스에 보도된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주민들과 미군의 갈등이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우선 소음방지사업에 먼저 전념하여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해 지역주민과 단체, 시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종합적인 예산조정 계획이 시급하다. 현재 우리시에는 소음방지 예산으로 1,800억 정도가 책정되어있다. 그 중에서 700억 정도가 직접적인 소음방지 사업에 쓰이고 나머지 1,100억은 해당주민들을 위한 각종 기반시설에 쓰기로 국방부와 합의한 상태이다.       
 
 직·간접적으로 소음방지에 쓰일 이 예산들은 다양한 민의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꼭 쓰여야할 곳,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할 것이다. 전시행정처럼 사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이기식 예산집행을 할 경우 또 다른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푸른 바다와 드넓은 하늘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오키나와. 그 곳의 오랜 역사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미군주둔이라는 현실 앞에 이지러지는 모습에 가슴 아팠듯이 조상대대로 평화로움을 지키고 살던 우리 평택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강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고 온 것이 모두 정답일수는 없겠지만 오키나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시에 적용하여 모든 시민들이 원하는 방음사업을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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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의회 의정칼럼] 오키나와 미군부대 주변지역 소음방지사업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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