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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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3월이 시작되면서 매화꽃으로부터 시작하여 살구꽃, 벚꽃, 복사꽃 등으로 이어지지만 봄은 한 뼘도 되지 않는 제비꽃의 계절이기도 하다. 워낙 키가 작은 꽃이기에 ‘앉은뱅이꽃’이라 불렀지만, 이는 어느 특정 꽃을 가리키기보다는 제비꽃, 민들레, 할미꽃, 채송화 등 키가 작은 풀꽃들을 지칭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이원수의 시 ‘앉은뱅이꽃’이 제비꽃을 노래했다면 이남순의 시 ‘앉은뱅이꽃’은 민들레를 드러내고 있다.


제비꽃이란 이름이 물 찬 제비와 같이 꽃의 모양에서 비롯한다면 병아리꽃이나 앉은뱅이꽃은 풀꽃이 작고 귀엽다는 데에서 얻어졌고,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은 꽃의 기부에서 뒤로 길게 나온 부리의 모습이 오랑캐의 머리채를 닮았으며, 조선시대 이 꽃이 필 무렵이면 북쪽 오랑캐의 침범이 잦았다고 해서 오랫동안 이 이름으로 불려왔다.


1. 잎이 고깔 모양으로 말리는 ‘고깔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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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이 고깔 모양으로 둥글게 말린 고깔제비꽃(2015.4.18. 고성산)

 

제비꽃, 호제비꽃, 남산제비꽃, 흰젖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등 대다수의 제비꽃처럼 원줄기가 없는 종으로 특징이 뚜렷해 구분이 쉬운 편이다. 잎이 돋아날 때 고깔 모양으로 둥글게 말리는 모습에서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으며 산지 숲속 부식토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진달래꽃 색깔과 비슷한 홍자색으로 피며 곁 꽃잎 안쪽에 털이 있다.


2. 잎이 가늘고 길게 갈라진 ‘남산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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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이 가늘고 길게 갈라진 남산제비꽃(2012.4.15. 고성산)

 

높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노랑색 꽃의 ‘노랑제비꽃’이나 어린잎이 나올 때 잎이 고깔처럼 말리는 ‘고깔제비꽃’처럼 산과 들에서 잎이 가늘고 길게 갈라진 특징이 뚜렷해 확인이 어렵지 않은 흰색 꽃의 제비꽃이다. 최초 발견지인 남산을 앞에 둔 남산제비꽃의 잎은 3갈래로 갈라지고 각 갈래 조각은 다시 여러 갈래로 잘게 갈라지며, 변이가 심한 편이다. 


3. 이른 봄 빨리 만날 수 있는 ‘둥근털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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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봄, 가장 먼저 꽃을 내는 둥근털제비꽃(2014.3.16. 고성산)

 

평택 주변의 가까운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털제비꽃,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보다도 먼저 낙엽을 밀어 올려 이르면 3월 10일을 전후해서 수줍은 듯 고개를 드는 꽃을 만날 수 있다. 잎, 꽃자루, 열매 등 전체에 털이 많을 뿐 아니라 꽃의 수도 다른 제비꽃에 비하여 많은 편이다. 여러 장 모여 올라오는 잎은 심장형으로 열매가 익을 때는 더욱 크게 자란다.


4. 전체에 잔털이 많은 ‘잔털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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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에 잔털이 많고 잎이 하트 모양인 잔털제비꽃(2009.4.19. 서운산)

 

평택 주변의 가까운 숲 가장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원줄기가 없는 무경성 제비꽃으로 전체에 잔털이 많다. 원형 잎을 가진 아욱제비꽃과 아주 비슷하지만, 잔털제비꽃 잎은 끝이 뾰족하고 하트 모양에 가까워 구분할 수 있다. 흰색 꽃잎에 자주색 줄이 있고, 꽃부리 일부가 뒤쪽으로 뻗어난 돌출부를 거(距) 또는 꽃뿔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긴 편이다.


5. 늦장을 부려 피는 ‘졸방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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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봄, 원줄기에서 꽃이 나오는 졸방제비꽃(2015.5.2. 고성산)

 

콩제비꽃과 함께 평택 주변의 가까운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원줄기가 있는 흰색 제비꽃 중 하나로 제비꽃류 중에서 키가 큰 편이지만 꽃만큼은 늦장을 부려 5월이 되어야 피는 잠꾸러기이다. ‘졸방’이라는 이름은 작은 꽃들이 올망졸망 모여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주로 활엽수림 속이나 가장자리, 골짜기 주변 등지에서 자란다.


6. 유경성 제비꽃인 ‘콩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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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줄기가 있고 꽃 크기가 콩알만큼 작은 콩제비꽃(2014.4.19. 배다리마을숲)

 

졸방제비꽃과 함께 원줄기가 있는 제비꽃, 즉 유경성 제비꽃으로 꽃 크기가 콩알만큼 작고 귀여워 붙여진 우리말 이름의 제비꽃이다. 산과 들의 축축한 습지나 초지 또는 숲이나 길가에서 자라며,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는 꽃자루 끝에 1개씩 흰색으로 핀다. 잎은 약간 찌부러진 하트모양의 신장형으로 뒷면은 보라색을 띤다. 


7. 이시도야제비꽃으로 알려진 ‘털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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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 전체에 털이 많은 털제비꽃(2014.4.05. 고성산)

 

털제비꽃, 잔털제비꽃, 흰털제비꽃, 성긴털제비꽃 등은 잎에 난 털의 유무와 종류만으로도 제비꽃의 이름은 물론이고 제비꽃류를 구별하기도 한다. 식물 전체에 털이 많아 이름이 붙여진 털제비꽃은 전국에 분포하고, 평택 주변의 가까운 숲속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제비꽃이다. 털오랑캐, 이시도야오랑캐, 이시도야제비꽃 등의 다른 이름도 있다.


8. 도심지 길가에 흔한 ‘호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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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도심지 길가에 흔한 호제비꽃(2024.4.4. 배다리생태공원)

 

호제비꽃은 중부권에 속한 도심지에서 제비꽃, 서울제비꽃과 함께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제비꽃이다. 전체적으로 제비꽃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더 흔하게 보이며, 호제비꽃은 잎자루, 꽃자루, 잎에도 짧은 털이 덮여 있고 꽃잎 안쪽에는 털이 없다. 제비꽃보다 일찍 피고 키가 작아 멀리서 보아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이 호제비꽃이다. 


9. 꽃잎에 자주색 줄무늬가 많은 ‘흰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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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우측 꽃잎에도 줄무늬가 있는 흰제비꽃(2024.4.16. 배다리생태공원)

 

배다리마을숲 가장자리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흰색의 콩제비꽃을 만난 후 배다리산책로와 습지 주변 풀밭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는 흰색 제비꽃을 보았다면 상당수가 흰젖제비꽃이고 혹은 흰제비꽃이다. 흰제비꽃은 가운데 꽃잎은 물론이고 좌·우측 꽃잎에도 줄무늬가 있고, 잎 아래가 평평하고 전체적으로 바소꼴이다. 잎자루에 날개가 있어 흰젖제비꽃과 구별된다.


10. 주변에 흔한 흰색 제비꽃인 ‘흰젖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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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하며 잎 아래가 이등변 삼각형인 흰젖제비꽃(2024.4.16. 배다리생태공원)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60여 종의 제비꽃 중에서 티 없는 소박함과 순진무구한 사랑을 의미하는 흰색 꽃을 피우는 제비꽃 중 하나이다. 콩제비꽃, 흰제비꽃, 흰젖제비꽃, 졸방제비꽃, 남산제비꽃, 잔털제비꽃 등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흰색 제비꽃이다. 주변에 흔하며, 잎 아래가 넓은 이등변 삼각형이고, 옆 꽃잎에 자주색 줄무늬가 없어 흰제비꽃과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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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특징으로 보는 우리 고장의 다양한 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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