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청소년국악관현악 구성원 도전정신 "평택 국악교육 밑거름"

■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에 있지 않다

 매주 토요일 1시가 되면 가야금, 대금, 장구, 해금 등 국악기를 든 학생들이 평택시 죽백초등학교에 모인다. 이어서 들려오는 악기 연주 소리가 교정에 울려 퍼지며, 숲속의 작은 학교에 전통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은 올바른 인성을 겸비한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야합니다. 그래서 학문적인 접근방법으로 인문학이 대두되듯이, 예술적으로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아이들 몸속에 체득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체계적인 전통음악교육이 필요한 것이지요.”

 평택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은 지난 2012년 5월 12일(토) 창단하여 지금가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단체다. 척박한 황무지를 개간하여 옥토를 만들듯이, 이 단체도 황무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오로지 국악에 대한 열정하나로 만들어진 청소년 국악교육단체다. 이재명 선생님(48세)은 이 단체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재명 선생님은 교사가 된 이후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학생들의 국악교육을 위해 헌신해 왔다. 매년 담임을 맡은 학급의 어린이들에게 단소, 민요, 판소리, 사물놀이 등을 지도해 주었고, 전통음악을 배워야하는 당위성을 학생들 스스로 찾게 하여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음악에 대해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새 학년이 되면 또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어 아이들과 음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이 항상 안타깝고 고민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을 만들어서 초·중·고까지 연계하여 지도하면 아이들이 우리음악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음악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고운 심성을 길러 인성교육의 효과도 있을 것이라 판단을 한 것이다.

 현재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은 65명의 단원이 가야금, 해금, 아쟁, 대금, 피리, 타악의 6개 파트로 나누어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생 40명, 중학생 15명, 고등학생 1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단원들은 이재명 선생님이 가르쳤던 제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 창단되어 활동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먼저 연습 장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학교 전체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신 죽백초등학교 박미연 교장선생님, 홍정기 교감선생님이다. 또한 악기의 성격상 같은 장소에서 연습할 수 없고 파트당 인원도 10명 정도로 많은 관계로 파트별로 1개의 교실이 필요했는데 각반 담임선생님들께서 교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아울러 매주 토요일마다 관현악단 학생들을 지도해 주시는 강사선생님들의 재능기부가 아름답다.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각자 악단활동이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귀중한 토요일에 특별히 시간을 내서 무료로 6개 파트의 악기를 지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악관현악단 학부모들이 자치적으로 국악관현악단 지원단을 조직하여 매주 단원들 간식을 준비하고, 연습이 끝난 후에는 함께 교실 뒷정리를 하면서 물심양면으로 관현악단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 선생님은 “재정적인 지원이 없어 어렵게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시고, 60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우리 전통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 힘이 나고 미래의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선생님은 죽백초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활동하면서 3~6학년을 대상으로 월별로 주제를 정하여 소금(단소)지도, 민요지도, 장단지도, 음악감상 등 전통음악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이 선생님과 청소년국악관현악단 구성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평택의 국악교육,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악교육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프랑스 계몽주의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철학가인 쟝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는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에 있지 않고 사람을 만드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이재명 선생님은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지혜를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계셨다. 


■ 평택, 교사국악교육연구회 첫발을 내딛다! 

  
 "아이들에게 우리음악을 가르치기 위한 뜻이 모아져"

국악교육연구회(회장 이재명 죽백초 교사)는 죽백초 박미연 교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평택 관내 및 화성, 오산, 수원 등 여러 지역의 교사들로 구성, 국악교육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연구회이다.

 초등학교 국악교육이 절실한 이유는 한 인간의 정서나 인격이 이 시기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한 때 전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업신여기는 태도로 말미암아 전통음악을 배척하고 서양음악을 귀하게 여기는 시절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성인들은 전통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심지어 교사들조차도 우리의 전통음악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전통음악에 관심이 있는 몇몇 교사들의 움직임으로 국악교육연구회를 만들고, 전통음악을 우리 2세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명 회장은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라는 진부한 말을 거듭 강조해도 그 중요성이 더해가는 것은 ‘전통교육에 대한 신념’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탈선, 무한경쟁에 내몰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지경에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숨통이 트이게 하고 맘껏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게 하는 길은 문화·예술교육에 있다. 특히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여 우수한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전통음악교육에 힘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평택 교사국악교육연구회 회원 30명은 평택지역 국악 명인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의미 깊은 답사여행을 하고 있다. 올 1학기에는 평택지역 국악 명인들의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며, 2학기에는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답사여행과 함께 책을 발간해 그동안 수집된 소중한 기록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에 있다.

평택에는 예로부터 국악의 명인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판소리 호령성의 명창 모흥갑 선생, 소리하나로 고종으로부터 통정대부(정3품)의 벼슬을 하사받은 이동백 선생,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이자 민속음악의 대가인 지영희 선생, 평택농악의 명인이자 최고의 상쇠 최은창 선생, 최고의 상법구 이돌천 선생 등 대한민국 국악계의 큰 별이신 분들의 고향이자 활동무대가 바로 우리고장 평택이다.

이재명 회장은 "의미 깊은 문화유물들을 지역개발과 생활의 편리성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묻어버리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잘라버리는 문화적 자해행위"라며 "문화민족의 척도는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현재의 문화와 융합으로 새롭고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보아도 우리는 문화를 수용할 때 전통문화의 바탕위에 새로운 문화를 수용했기 때문에 전통의 보존은 물론 새롭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문화강국이라는 이면에는 부끄러운 문화보존정책이 숨어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안연영 김선우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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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우리 선생님] 죽백초등학교 이재명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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