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나는 작가도 학자도 더구나 환경운동가도 과학자도 아니다. 단지 나는 우리 지역을 가슴으로 사랑하는 시민일 뿐이다. 다음 세대와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그동안 모았던 신문과 인터넷 자료들 노트, 그리고 읽었던 책 속의 메모들 그리고 수많은 고민들, 내가 태어난 고향에 대한 사랑을 이제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 <본문 중에서>

■ 1. 환경과 건강 -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이 주민들의 질병(또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일찍이, 그리고 동서를 막론하고 인지되었다.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건강 또는 질병에 대한 것을 다루는 학문을 우리는 환경의학(Environmenmental Medicine)이라고 한다. 로마 시대 의학자 갈렌(130~200년)은 이를 건강의 여신 하기에이아(Hygieia)에서 이름을 따와 하이진(hygiene)이라고 명명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의학이 전래될 때 일본과 마찬가지로 위생학(衛生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학문명으로는 환경의학이라 한다.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서(B.C. 460~375년)의 저서에서 '공기, 물, 토지(空氣, 水, 土地)에 대하여'에서는 이들 환경조건이 질병의 발생과 상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질병의 치료 방편으로 휴양, 식사, 좋은 공기, 마사지, 목욕 등을 권장했었다. 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 의학에서도 寒, 冷, 濕, 溫의 5行의 불균형으로 여러 장애가 생긴다는 '계절병'들을 생각했었지만, 깊이에 차이는 있는 듯 보인다.

 인간을 제외한 현존하는 생물체들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학적 진화(生物學的 進化)도 같이해 왔다. 생리학적 의미에서의 적응은 생물체가 그 자체, 다른 객체 그리고 주체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의 물리적 환경과 조화하려는 능력과 과정으로서, 이는 그 생물체의 생존과 번식을 통하여 그 개체가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특성을 보존하려는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적응과 관련되는 용어로서 반응(反應, responce), 스트레스(stress), 순응(順應, acclimation), 순화(馴化, acclimatization) 등이 있다. 반응은 환경 자극에 대한 직접적인 작용으로서 이러한 반응은 적응이 되는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반응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반응의 결과가 형태적인 변형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또는 생리적인 면에 국한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스트레스는 자극에 해당되는 요인으로서 신체의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비특이적인 신경내분비계통의 반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요인(stressor)을 총칭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개체의 반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eustress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distress로 구분되는데, 스트레스 연구자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환경적 요구(environment demand)와 이 요구에 대한 개체능력 간의 상호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즉 환경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개체 반응의 불균형을 스트레스라고 보는 것이다.

 순응 또는 순화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의 양적(量的) 개념으로서, 어떠한 한 가지 요인-주로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제한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상적(代償的)인 변화(compensatory alteration)로서의 적응을 순응이라 한다면, 순화는 이보다는 많은 환경요인들, 예컨대 계적, 기후, 지리적 변화에 적응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적응의 차이에 따라 동일한 환경, 또는 동일한 환경 변화에서도 인간의 건강에 대한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의학적 관점에서의 환경은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질병의 원인적 인자로서의 환경이고, 다른 하나는 질병 발생 과정에 관련되는 환경이다. 전자는 전통적인 병인론에서 거론되는 생물학적 병원균과 같이 물리· 화학적 요인들이 발병 원인으로서 질병 발생에 직접 관여될 때 흔히 지칭되는 것으로, 환경오염성(또는 공해성) 질병에서의 '환경'에 가깝다 할 것이다. 실제에 있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이 생물학적 원인균도 자연환경의 한 요소라고 주장한다면 이러한 지적이 성립되기 어려운 면도 있으니, 이들 미생물에 의한 질환들은 통상적으로 환경성 질환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의 환경의학은 환경 원인성 질환에 대한 연구를 하는 의학의 한 분지(分枝)로서 간주된다.

 후자는 질병 발생은 사람[학문적 용어로는 숙주(宿主), host], 병인(病因, agent) 그리고 환경의 상호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병인론에서의 환경 개념이다. 즉 숙주와 병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숙주 및 병인의 자체 변동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숙주와 병인 사이에 지레목으로 작용하여 숙주와 병인 간의 평형 상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고, 이러한 결과로 질병이 발생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경우의 환경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회환경도 관여된다.

 환경 그 자체 또는 환경의 변화는 건강에 영향을 준다. 모든 사람이 바라고 한편으로는 의학의 궁극적 성취 목표인 '건강'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는 것은 아쉽게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건강'을 제대로 규정해 놓아야 이에서 벗어난 상태(질병), 즉 건강 피해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건강에 대하여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념은 1948년에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족과 함께 세계보건기구 헌장에 새겨진 것으로 다음과 같이 건강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즉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 상태'라는 정의이다. 따라서 환경과 관련되는 건강 영향은 작게는 신체적 질병(예를 들어 기관지염, 천식, 피부암, 전염병 등과 같은 질병들)에서부터 정신질환(예를 들어 신경증, 정신집중장애 등)뿐 아니라 환경 변화로 인하여 삶의 질이 저하된 것까지도 넓게 포함되어야 한다.

 이렇듯 환경이 변화되면 우리들의 건강에는 직·간접적으로 미친 영향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건강 영향은 이미 질환으로 밝혀진 것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실체가 구명되지는 않았지만 환경 변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건강 피해도 있고, 그 역도 있을 수 있다. 환경오염에 의한 건강 영향을 밝히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이외에도 조사연구과정에서 피검자에게 추적검사에 대한 동기를 계속 부여해야 하고, 검사자간(檢査者間)·검사기구에 따른 신뢰도를 높여야 하며, 연구에 필요한 충분한 표본을 추출해야 하는 등 현지조사에서의 어려운 점들도 환경오염에 의한 건강 영향을 평가하는 작업을 어렵게 하는 이유들이다. 결과적으로 '관경 관련 질환'을 규정하고, 질환 발생에 환경오염 요인이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가에 따른 환경성 질환(속칭 공해병)의 판정도 쉽지 않다.

※ 다음호(281호)에서는 <2. 환경오염에 의한 건강 영향 사례들 - 세계의 환경 질병>이 이어집니다. 시민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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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근 시의원의 '소리없는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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