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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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우리는 지금 초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여 비상상황을 실감하고 있다.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라는 유행가에 세뇌되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혼자가 속출하고 있다. 싱글 세대 수가 다인 세대 수를 초과한 지 이미 오래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그의 저서 <인구 미래 공존>에서 인구학적 상상력으로 대한민국이 당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2020년에 이미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20만 명대에 진입했다. 한국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에는 최대 100만 명을 찍은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인구 감소 현상은 밀레니엄 세대(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 70만 명을 지나 급속히 줄어 들어 이제는 20만 명 세대가 되었다. 과연 이대로 나간다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는가? 


인구학자는 당면한 인구 감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예견되는 미래를 바꿀 기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인구배당 효과를 높일 대안을 찾자는 것이다. 인구배당이란 자원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많이 배출해 경제성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한국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는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초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를 논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소가 있다. 그것은 ‘인간성 상실’이라는 문화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망자 수가 급증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전사자 수가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전장에서 죽은 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졌다. 이런 팩트를 뒷받침하는 문화가 무엇일까?


최근 들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심각하게 우려스러움을 발견하고 있다. 섬뜩할 정도의 욕설이 난무하고 사람에 대한 살상과 도륙을 생생하고 처절하게 연출하고 있다. 제목을 다루는 언어의 선택도 끔찍하다. 지옥, 마녀, 악녀 등 아침이나 초저녁 드라마에 비정함과 비인륜적 스토리가 버젓이 활개를 치는 것은 물론 사이비 종교인이 정상인처럼 등장하고 동성애와 퇴폐적인 성문화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이것이 주는 가장 큰 피해는 ‘인간성 상실’이다.


인구 감소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간을 도구화하여 인간에 대한 존엄과 가치를 추락시키는 실태이다. 인간은 존귀한 존재로 태어났다. 평등하게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생명에 대한 존엄과 권리를 사회가 보장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 이 사실을 명료하게 심어주는 최후의 보루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종교기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정을 통해 인간다움을 배우게 된다. 기본적인 인성과 예절과 사회성을 배운다. 가족 우애와 이웃과의 소통과 사회를 경험한다. 그리고 학령기가 되어 학교에서 사회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운다. 사제 간의 도리를 배우고 친구와 선후배 간 우애를 다지게 된다. 작은 시민사회를 경험한다.


그리고 종교기관을 통해 종교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인간은 영성을 지닌 존재다. 영혼이 건강해야 육체와 정신의 건강과 함께 전인 건강을 누리게 된다. 인성과 지성은 가정과 학교에서 채워주지만 영성은 종교기관만이 가능하다. 교회와 사찰, 성당이 그 기능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후의 보루로서 종교기관에 대한 존중과 폐해를 입히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기관은 예견된 미래를 위한 담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릇된 방향으로 흐르는 사회 풍조를 긴급하게 제동을 걸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미담과 긍정적인 기사가 넘쳐나게 해보자. 그리고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연예계는 건전한 문화 트렌드를 개발해 보자. 막장 스토리와 폭력 성향의 드라마를 배제하고 언어순화를 유도해 보자.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는 프로를 개발하자.


무엇보다도 정치권은 인구 감소로 펼쳐질 노후 세대와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개발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최후의 보루인 가정, 학교, 종교기관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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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최후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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