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대웅전 앞마당 모퉁이에
만행을 나갔다 돌아온 스님처럼
산문을 향해 우뚝 서서 합장한다
오백 년 동안 나이테로 새긴 층층의 독경에도
해탈의 길은 멀어
허공으로만 뻗어간 가지들
법당으로 건너오라는
큰스님의 손짓에도
세속 이야기가 궁금한지
귀가 열린 몸쪽이 사바로 기운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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