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점심을 알리는 정오의 알람
코로나 확산 소식에
식당 간판만 쳐다보아도
아파오는 두통
가로수에 걸린
마스크가 검문을 하듯
정오를 돌리며 나풀거린다
길 가는 사람들이
죄다 환자처럼 보이고
나도 점점 심해지는 두통
식당 문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마스크 너머로 눈치를 읽는 정오
버스에 탄 사람들이
밀랍인형처럼 무표정하게
이제 네 차례라는 눈빛에서
두통이 또 밀려온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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