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9-28(수)
 

2011년 4월 연못 뒤편 배수로 및 집수정 만든 후 덕동산 맹꽁이연못 맹꽁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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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평택자연연구소 소장)

1,000년 단위로 연도를 끊은 것을 밀레니엄(millennium)이라 한다. 2001년부터 3000년까지에 해당하는 세 번째 밀레니엄을 시작하면서 생물다양성을 염려하는 학자들은 수많은 생물종 중에서도 유독 양서류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있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미 전 세계적으로 셋 중 한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음은 물론이고, 2030년이면 양서류 대부분이 멸종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우리 고장에서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는 이미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 생뚱맞은 맹꽁이 이야기


두꺼비, 청개구리, 참개구리, 금개구리, 황소개구리 등 주변에서 살고 있는 십 여종의 개구리 중에서 장마철을 전후하여 최고로 시선을 끄는 친구가 있다면 단연코 ‘맹꽁이’이다. 한때 환경부는 각종 개발현장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개체수가 많다는 이유로 장마철의 대명사 맹꽁이를 멸종위기Ⅱ급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관찰종(해제 후보종)으로 지정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하마터면 보호해야 할 멸종위기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던 적도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 곁에서 공생의 가치에 대하여 늘 생각나게 하고, 종다양성의 필요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는 친구가 바로 ‘맹꽁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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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 맹꽁이 유실과 관련 있는 산책로의 배수로 덮개(2011.6.26)

 

양서류에 속한 개구리 무리가 다 그렇지만 맹꽁이 또한 그들의 생활사 상당 부분이 아직도 가려져 있다. ‘산란기 2~3일만 땅 위에서 생활하고 연골이 발달한 발바닥으로 흙을 파서 4계절 내내 땅속에 몸을 숨기고 사는 맹꽁이’, ‘천적이 공격하면 대항하지 않고 몸을 동그랗게 크게 부풀리는 것이 고작인 맹꽁이’, ‘물이 넉넉한 웅덩이를 마다하고 장마철 일시적으로 고인 웅덩이를 산란지로 삼는 맹꽁이’, ‘땅속에 숨어 있을 때 물에 잠기면 10~20분이면 익사하는 맹꽁이’ 등 그들의 생활사를 차분하게 들여다보면 순박하면서도 생뚱맞은 부분이 많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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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 맹꽁이연못 꽁나라의 전경(2011.7.25)

 

◆ 덕동산 맹꽁이연못 이야기

 

비전동 마을 주민들이 즐겨 찾는 덕동산의 북서쪽 자락에는 오래전부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Ⅱ급에 속한 맹꽁이가 장마철이면 나타나 산 끄트머리의 작은 수로와 그 주변에서 “맹~, 맹~, 맹~, 꽁”하며 울곤 했다. 보호를 받아야 할 맹꽁이 10여 마리가 도심지의 덕동산 가장자리 습한 곳에서 생명의 소리를 이어가고 있어 주변 마을 주민들과 청소년 환경동아리인 ‘덕동산 맹꽁이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2009년 첫 번째 연못인 맹나라를 선보이게 했고, 다음 해에는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맹나라의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해 두 번째 맹꽁이 연못인 꽁나라를 조성하게 되었다.


주변 마을 주민과 아이들은 물론이고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양서류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여 멸종에 처한 양서류에 관한 관심을 고취할 필요가 있었기에 맹꽁이 연못 조성에 이어 맹꽁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 청소하기, 수생식물 옮겨심기, 예초기를 이용한 풀 깎기 등을 자제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고, 맹꽁이 생태학교, 맹꽁이 감사축제, 맹꽁이 생명축제, 맹꽁이 보전을 위한 토론회 등을 통해 사라지고 있는 우리 고장 물뭍동물의 소중함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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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동아리 청소년과 함께한 맹꽁이연못 조성하기(2010.5.1)

 

◆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위기


그렇게도 많았던 맹꽁이연못의 맹꽁이가 줄어든 것은 2011년 4월 연못 뒤편의 등산로에 배수로와 물이 고이는 집수정을 만들고 난 다음부터였다. 마을 어르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2011년 6월 24일 밤 엄청난 장맛비가 내린 후 연못 뒤편 산책로의 배수로에 빠져 집수정으로 쓸려왔던 맹꽁이를 오며 가며 건져낸 것이 30~40여 마리에 이르렀다고 하니 번식을 위해 덕동산마을숲에서 맹꽁이연못으로 향하던 맹꽁이가 넘쳐나는 장맛비에 하수구를 통해 얼마나 많이 쓸려갔는지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산책로에 배수로를 만들고 난 후 촘촘한 간격의 배수로 덮개를 써달라고 관련 부서에 전달했지만 큰 무리의 맹꽁이가 사라지고 난 다음에야 시행에 옮겨졌다. 


덕동산 맹꽁이의 위기를 뒤돌아보면 변태를 마치고 숲으로 올라가는 어린 맹꽁이들을 로드킬로 내몬 높이 35mm 이상의 야자매트는 어떠했고, 맹꽁이연못이 있는 잔디광장과 숲에 연결된 맹꽁이연못 주변의 약제 살포와 풀을 깎지 말아 달라는 안내판을 평택시 주무부서에서 설치했지만, 대행업체와 소통이 되지 않아 깨끗하게 잘려나간 서식지 주변의 바닥 풀 등 이외에도 적지 않은 원인이 있겠지만 결과는 맹꽁이가 없는 맹꽁이연못으로 남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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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 산책로의 배수로 공사(2011.4.20)

 

◆ 덕동산 맹꽁이 할머니의 안타까운 이야기


얼마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덕동산 맹꽁이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두고 계신 연못 앞 연립에 사시는 맹꽁이 할머니와 긴 시간의 통화를 했다. 통화의 시작과 끝은 맹꽁이가 사라진 덕동산 맹꽁이연못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4년 정도 장마철 맹꽁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이맘때면 맹꽁이와 함께 그렇게도 많이 울어댔던 청개구리의 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게 되었어요. 요즘에는 잔디밭 주변으로 펄쩍이던 방아깨비도 사라졌고, 발에 밟힐 정도로 눈에 띄던 도마뱀조차도 거의 없어졌으며, 산비둘기의 소리 말고는 새들의 예쁜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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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장마철 맹꽁이(2014.7.10)

 

80을 바라보시는 어르신도 아는 일을 왜 모르고, 눈과 귀를 닫고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유산이 훼손되고 생물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우리네들은 무엇이 그토록 중요한지 다시금 뒤돌아보게 된다. 함께 살 수 없다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알고는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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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생명력 넘치던 맹꽁이연못의 맹꽁이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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