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누군가의 그늘이 된다는 것은

나의 색깔을 지우는 것이다

한 번도 내 빛깔을 갖지 못하고

누군가의 바탕 색깔만 되어

침묵으로 누르고 있다

길고 짧은 흔들림에

높고 낮은 출렁거림에,

한 빛으로 물들어가며

누군가의 배경이 되는 색

평생 지워야 할 망각의 그림자도

시간을 탈색하며 변해간다

삶과 죽음의 온기가

동시에 빠져 내려가는

그늘의 짙은 고요

누군가의 그늘이 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을 잘 섞어주는 일이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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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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