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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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사)평택시민재단 이사장

평택시가 5월부터 평택시청을 시민들이 방문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신원 확인 후 방문증을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게 하는 출입관리시스템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시민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설치 이유로 평택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방지와 민원인의 안전 도모, 효율적인 청사 보안을 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시청의 역할, 기능에 대한 고려, 시민을 위한 행정서비스 배려는 없다고 여겨진다. 정부청사, 경찰서, 군부대 등 보안이 필요한 곳은 출입을 통제하거나 신원을 확인하는 제도가 필요하겠지만 최일선에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청까지 신원을 확인하고 출입을 번거롭게 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얼마 전까지 실행됐던 식당 등을 출입할 때의 백신패스제도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고 실익도 크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평택시청에서 선도적으로 출입통제장치를 도입한다고 하니 동의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감염방지에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청사 보안이 시민들 출입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해야 할 중요한 사안인지도 의문이다. 공무원 눈높이에만 맞춘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처음 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시청의 문턱을 높이는 것을 승인한 정장선 시장의 판단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점점 불통으로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출입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 민원인이나 시민들 출입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으니 좋아하겠지만 행정편의적, 권위주의 발상이다. 탈권위 시대에는 시청의 문턱을 지금보다 낮춰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시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일 것이다. 실익은 적으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통제장치를 세금을 들여서 할 필요가 있을까? 시장 후보들이 찬반 의견을 공약으로 걸어 그 결과에 따라 선거 이후 결정을 할 것을 제안한다. 


평택시 같은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최일선에서 시민들에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자유롭게 시민들이 출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소통행정이고, 열린행정, 공감행정일 것이다. 시청을 갈 때마다 신분증을 챙겨야 하고, 신원을 확인당해야 하고, 방문 이유를 제시해야 하고, 방문증을 착용하고 다녀야 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일까? 이런 식으로 하나 둘 공무원 눈높이에만 맞춘 제도를 만들다 보면 공유시설이자 공공기관인 시청이 시민들과 거리가 생기고, 풀뿌리자치의 본질을 후퇴시키는 또 다른 제도를 만들거나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시민이 주인인 지방자치에서 시민은 뒷전이고,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


왜 시민들에게 불편한 제도, 시민을 대상화시키는 정책을 정장선 시장은 실시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는 노력, 제도가 고민되어야 하는 시기에 왜 시민과의 벽을 만들려고 하는지 답답해진다. 막힌 시청이 아니라 열린 시청을 시민들은 원하고 있다. 


문턱 없는 시청, 시민을 섬기는 행정을 시장 후보들은 우선적으로 고민해 주기 바란다. 시민들의 시청 출입을 불편하게 하고 통제하는 출입관리시스템 도입 같은 권위주의 행정 소식이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과 공감의 행정을 하겠다는 약속과 소식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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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칼럼] 평택시청 문턱을 높이는 것을 시민들께서는 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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