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완 시인
나지막한 능선 따라 거닐며
언젠가부터 불린 부락산負樂山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이름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봐도
어디서 굴러온 이름
달가워하지 않은 이름
지장사에서 흰치 고개까지 오리五厘
해가 뜨는 아침이면
태봉산에서 굽이굽이 걸어오듯
애기봉 고개 넘어 어김없이 큰형님 마음처럼
포옹해주고 안아주는 덕암산
하나가 되어 내려오고
동실봉과 천지산이 짝사랑하듯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주산主山
고을 지켜온 무봉산 기슭 아래 동헌東軒은
어디로 가고 없고 진위 초교가 비뚤어지게
바라보고 있네요
짱돌처럼 단단하다 못해 치장거리로
팔려가 애원하듯 사라져버린 반지 산
노을 지는 사이로 어깨 너머
빵끗 웃고 있는 함박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서 십 리十里 늘어선
우리들의 안식처
잊어버린 당신의 이름을
찾아드리겠습니다
불악산佛樂山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15년 석남문학상 수상. 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입선. 2020년 공직문학상 시조부문 은상 수상. 2020년 중앙일보 중앙시조 백일장 11월 장원. 저서 2012년 시산문집<불악산>. 현 박석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현 시원문학동인회 회원. 현 오산시청 식품위생과 식품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