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17(화)
 

우리나라 삼한 조개더미에서 확인... 길흉 점치는 고대 사회 의례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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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 죽막동 유적에서 출토된 토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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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장

최근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중 63호분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키우던 개로 추정되는 순장견 3마리가 확인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보통 사람을 순장하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있는 반면 동물을 순장한 경우는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사례다. 순장의 사례는 아니지만 발굴 조사 과정에서 동물의 뼈가 종종 출토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풍납동토성 내 경당지구의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동물의 뼈가 있다. 여러 동물의 뼈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말머리 뼈다. 당시 말은 일반적인 동물이 아닌 군수물자이자 교통의 수단이었기에 귀한 대접을 받았다. 즉 함부로 죽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말머리 뼈가 출토된 것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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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쌍영총 벽화에 그려진 기마 인물

 

경당지구에서 출토된 말머리 뼈의 사례는 화성 당성을 비롯해 전북 부안 죽막동 유적, 전남 영암의 월출산 제사 유적터, 광양 마로산성 등에서 출토된 흙으로 빚은 말 인형인 토제마와 연결시켜 봐야한다. 출토 당시 대부분의 토제마는 목과 다리가 부러진 채 발견되었다. 왜 이런 현상이 공통적으로 확인될까? 이는 당시 토제마가 제사 의식에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즉 앞선 경당지구의 말머리 뼈 역시 의례 행위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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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임당동에서 출토된 복골

 

이처럼 동물의 뼈는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대표적으로 갑골문자(甲骨文字)를 들 수 있다. 중국사에 있어 갑골문자는 상나라(商, 은나라)가 전설이 아닌 실존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동시에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된 은 본기의 계보도와 일치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동물의 뼈를 통해 당시의 의례 행위의 흔적인 복골(卜骨)을 확인할 수 있다. 복골은 한자 뜻 그대로 뼈를 이용해 점을 치는 행위로, 점복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동물의 뼈로 어떻게 의례를 행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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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임당동에서 출토된 복골

 

『사기』 「귀책열전」을 보면 하나라와 상나라는 대나무 가지나 거북이 껍질을 사용해 점을 친 사실과 주나라의 경우 점치는 직책인 복관(卜官)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에서만 확인되는 건 아니다. 『후한서』 「동이열전」과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왜(倭)와 관련한 기록을 보면 이들의 의례 행위는 뼈를 불살라 점복해 길흉을 결정지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한의 조개더미에서 복골이 확인되는데, 대표적으로 경북 경산 임당동과 전남 해남 군곡리 등에서 출토된 복골이 있다. 특히 경산 임당동에서 출토된 복골은 뼈에 일정한 간격으로 둥근 홈이 여러 개 파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점을 치는 방법은 둥근 홈을 판 뒤 불로 지져 금이 가는 모양을 보고 길흉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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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군곡리에서 출토된 복골

 

이와 유사한 사례로 우제점법(牛蹄占法)이 있는데,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부여 관련 기록을 보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소를 죽여 그 발굽을 통해 길흉을 점쳤다고 한다. 이러한 우제점법은 고구려에서도 확인이 되는데, 『한원』 「번이부」 중 고구려 관련 기록에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소를 죽여 발굽을 살펴 길흉을 점쳤다고 적고 있다. 여기서 길흉의 판단은 발굽이 벌어지면 흉, 붙은 경우에는 길하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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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가덕도에서 출토된 상어 이빨과 뼈를 이용한 꾸미개

 

이처럼 동물의 뼈를 이용해 길흉을 점치는 행위는 고대 사회의 의례 행위이자 종교적인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동물의 뼈를 이용한 장식은 집단의 소속과 신분을 비롯해 집단의 신앙과 의례 등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나름 주목해 볼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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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의 역사에서 배우는 지혜] 점을 치기 위해 사용한 동물의 뼈 ‘복골(卜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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