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완 시인
찬서리 치기도 전 먼저 내려
발에 짓밟히고 있는 낙엽 몇 장
또 한 차례 바람이 불어왔다
몇 장은 차도로
몇 장은 인도로 흩날린다
끝가지 하늘을 쥐고 있던 낙엽 한 장이
보도블록을 파내고 심어 놓은
단풍나무 둘레로 떨어졌다
지금 떨어진 것이야 한 장에 불과하지만
또 몇 차례 더 바람 불어
해와 달이 진다면
손으로 두드리지 않아도 봉긋 솟은 흙무더기처럼
나무 둘레에 소복하게 쌓여 있겠지
겨울비는 차갑겠지만
그 차가운 빗속에서도 낙엽들은
서로가 서로의 몸을 부벼 열을 내겠지
그 열 다 식을 때쯤이면
꽃 피고 새 우는 봄이 오겠지
오늘도 문턱을 넘어 들어가는
나의 주머니에서
낙엽 몇장이 바스락거리고 있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15년 석남문학상 수상. 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입선. 2020년 공직문학상 시조부문 은상 수상. 2020년 중앙일보 중앙시조 백일장 11월 장원. 저서 2012년 시산문집<불악산>. 현 박석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현 시원문학동인회 회원. 현 오산시청 식품위생과 식품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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