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8-15(월)
 

시가 있는 풍경.jpg

 

손창완 시인 

 

 

동녘이 밝아 오는 아침

눈 비비고 일어나

윗목에 차려 놓은 식은 밥상 앞으로 당겨

맨밥을 뚝딱 먹고

몽당연필 깎지도 못한 채

학교에 갑니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길바닥에 먼지 날리면서

집에 들어오면 아무도 없었던

어두컴컴한 방

침침한 전등불 하나가 졸고 있는 시장 모서리

아직까지 좌판을 걷지 못하고

장사하고 계실 어머니!

언제 오시렵니까

부엌에 나 홀로 들어 저녁밥 안쳐 놓고

기다리다 지쳐 잠들면

시간은 어느새

밤 열한 시 어깨 너머 자정 열두 시

그제서야 들어오신 어머니는

자식들 끼니 챙기지 못했다며

자신을 향해 언성 높여 혼을 냅니다

왜 그러시는지

그땐 아무도 몰랐지만

나 이제 부모가 되어 보니

내 자식의 배고픔이

곧 나의 배고픔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목이 메어도 또 부르고 싶은 그 이름을

지금도 불러 본다


어머니!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15년 석남문학상 수상. 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입선. 2020년 공직문학상 시조부문 은상 수상. 2020년 중앙일보 중앙시조 백일장 11월 장원. 저서 2012년 시산문집<불악산>. 현 박석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현 시원문학동인회 회원. 현 오산시청 식품위생과 식품관리팀장. 

★자치돌이★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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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어머니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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