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평택시 원평동주민센터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마다 한글을 배우는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원평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다문화 한글 교실 오동환(55) 선생님은 한국말이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한글을 배워가는 주부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한글을 가르치는 즐거움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군문동에서 태어나 교직생활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계속 평택에서 살아온 오 선생님은 2003년도에 평택기계공고 교감 명예퇴직으로 20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교직생활의 풍부한 경험을 살린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조그마한 소금 역할을 담당하고자 했던 오 선생님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2005년부터 원평동 주민자치센터 교육분과를 담당해 왔으며, 2007년부터 다문화 한글 교실을 신설하여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한글 선생님으로, 때로는 상담자와 편한 친구로 다문화가정에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교재가 많이 생겨 영어 베트남어 등으로 주석이 있는 책자들이 많이 있지만 오 선생님이 처음 다문화 한글교실을 시작한 2007년도에는 제대로 된 교재도 없고 경험도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오 선생님은 처음 한글을 배우는 다문화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재를 구하기 위해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직접 편집하여 다문화 한글교실 교재로 사용하였으며,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아 손짓 발짓을 사용해 의사소통을 가졌다.

 오 선생님이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특히 베트남 주부들이었다. 일본, 중국,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주부들은 조금이라도 언어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글을 가르치기가 수월했지만 베트남 주부들의 경우에는 전혀 의사소통이 이루어 지지 않아 가르치면서 진땀을 흘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오 선생님은 “한국에 시집와서 한국말을 전혀 못하던 다문화 주부들이 한글교실을 통해 한글을 익혀갈 때 기쁘다”며 “어린아이가 한자 한자 한글을 익혀 나가는 것과 같이 부모의 뿌듯한 심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글을 배움으로써 우리나라 문화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낯선 한국에 와 집안에만 있던 주부들이 우리이웃의 한사람으로 버스도 타고 시장도 가는 등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써 생활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인 다문화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치센터와 다문화가정이 서로 소통하며 가정주부뿐만 아니라 가정의 2세들 또한 관심을 가져야한다. 다문화가정 주부 대부분은 어린나이에 시집을 오게 되고 출산을 빨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한글을 모르는 주부의 자녀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오 선생님의 모습에서 구수한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로 5년차인 다문화 한글교실은 그동안 70여명의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며, 이제 선후배가 생겨 처음 배우러 오는 신임 주부들에게 선배주부들이 통역사 역할을 하고 있어 더 빠르고 쉽게 한글을 배우고 있다. 원평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매주 월, 토 한글교실을 운영 중이다. 오 선생님은 월요일 한글교실에서는 자치센터로부터 소정의 수업료를 받고 있지만, 토요일은 월요일에 수업을 받지 못한 주부들을 위해 특별히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주변에는 많은 다문화가정의 주부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태어난 곳도 다르고 언어, 문화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그들은 우리들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지역사회의 약자이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오동환 선생님이야 말로 이들 주부들의 고향 아버지와 같은 따뜻함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 곁에는 가슴이 따뜻한 평택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사람만이 희망이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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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평동 다문화 한글 교실' 오동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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