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모 시인
오월의 마지막 날
떠나가는 봄에게 손을 흔들어 줬네
오동나무 찾아가 작별의 손을 흔들어 줬네
연둣빛 옷차림에 보라색 무늬
곱게 떠나가는 오월이 그리워서
샴페인 한 병 사다가
보라 꽃 흐드러진 오동나무 아래
샴페인을 한 병 사다가
보라 꽃 흐드러진 오동나무 아래
샴페인을 터뜨려 줬네
오동나무꽃 머리 위에 뚝뚝 떨어지던 날
솟구쳐 내뿜는 샴페인으로 보라 꽃을 적셨네
내 얼굴을 눈물처럼 적셨네
남은 샴페인 혼자 다 마시고
보라 향기와 샴페인에 실컷 취하고는
오동나무 아래 잠들어 버렸네.
■ 작가 프로필
▶1940년 보령출생 ▶1992년 한내문학 회원 ▶1992년 시도문학 회원 ▶1993년 월간 <문학공간>으로 등단 ▶1998년 평택문학회 회장 ▶시집으로는 <서해대교 바람결에> <길 위에 길을 찾아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