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박미자 시인

아스팔트 옆으로 이사를 한 후
말라가는 입술을 빨갛게 칠한다
그녀의 몸
두 번 접어야 차지하는 그 공간에서
날마다 유혹의 키를 늘리고
불혹에도 버리지 못하는 갈등 속에
몸을 눕힌다

안에서만 붉어져야 안도되는 삶
태양 옆 달아오른 담장에
운명을 세워놓고
피곤한 균형을 기대놓지 못한
텅 빈 가슴 위로
힘없이 밀어 올리는 입술
안에 숨겨진 잠언만이 잠시 흔들린다

또 다시 새벽이 열리면 그녀는
시끄러운 빨간 웃음을 포장하고
독소를 내뿜듯
아스팔트 위를 잽싸게 달린다

■ 작가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평택문인협회, 평택아동문학회, 한맥문학동인, 시원문학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는 <모든 시간들에겐 향기가 있다>를 냈으며, 현재 평택시 합정동에서 ‘안데르센 마주이야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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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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