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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우 칼럼] 아직 늦지 않은 미래
    국내 최고 권위의 기후경제학자로 불리는 홍종호 교수가 저술한 《기후 위기 부의 대전환》을 펴보면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쓴 이아림(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아직 늦지 않은 미래’란 말을 사용했다. 이 말을 접하는 순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주제로 머리에 새기고 묵상했다. 2023년, 한 해를 살아오면서 숱한 소식을 맞았다. 무엇보다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전쟁이었다. 만화나 영화처럼 포탄이 떨어지고 건물이 파괴되고 인명이 살상당하는 장면을 매일 뉴스와 미디어 매체로 들었다. 전쟁에 대한 세계인의 분노와 시위 소식도 매일 같이 들려 왔다. 또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유린당하는 비극을 대책 없이 바라만 보았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생명과 문명, 자연과 윤리, 현재와 미래를 파괴한다. 그래서 전쟁만은 인류가 막아야 한다. 서로 타협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최악의 비인간적 행위를 중단할 평화의 수단이 필요하다. 외교와 협상, 강자가 먼저 종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구해야 한다. 전쟁이 단기적인 위기라면 기후 위기는 장기적인 위기다. 기후 위기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동시에 미래를 재앙으로 몰아간다. 앞에 소개한 책에서 홍종호 교수는 2020년 이후 지구를 강타한 세 가지 위기인 질병 위기, 경제 위기, 기후 위기를 지적하면서 더 무서운 사실은 이 세 가지 위기가 서로 물고 물리는 순환 관계에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후 문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즉 “기후 위기 속에서 경제의 미래를 발견했다”라고 했다. 적극적인 기후정책이 경제발전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를 아끼고 탄소를 줄이는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며, 경제를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보고 있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기후 위기가 세계적 위기라면 인구감소 위기는 한국적 위기다. 출산율 0.7% 수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국가 중 최하위이다. 학자에 따라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이대로 저출산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국가 소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서트(Ross Douthat)는 한국은 2060년대 말까지 인구가 3,500만 명 아래로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 결과로 노인세대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황폐화된 고층 빌딩,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할 대안은 있는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올해 12월 3일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과 영향, 대책’ 보고서에서 OECD 평균 수준으로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하향 조정,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일과 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한 가족지원 예산 등을 조정한다면 잠재성장률이 0.1%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위한 대안이 아닌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쟁, 기후, 인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정확한 해결책은 아니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는다면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나게 되지 않겠는가?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을 가리켜 ‘기후 바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국 정부가 세계적인 이슈를 선점하는 일은 잘하지만 진정성 있는 태도로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지 않는다고 세계 각국이 지적했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아직 늦지 않은 미래는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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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9
  • [정재우 칼럼] 성탄의 기억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남겼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말은 철저한 의심을 통해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확신에 다다른 진리를 담아낸 말이었다. 다가오는 성탄절을 앞두고 의심 없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기억한다 고로 존재한다.” 실은 생각이나 기억이나 거의 동의어에 가깝다. 하지만 철학의 세계에서는 분명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이 말을 차용해 성탄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고등학교 시절 겪었던 잊을 수 없는 성탄의 기억은 이렇다. 진해 해군통제부군인교회에서 성탄 전야 행사를 마친 후 자정에 새벽송을 나섰다. 해군 장교 관사를 돌며 새벽송을 했다. 새벽송 대원들의 기척이 나면 현관의 등불이 켜지고 가족이 나와 대문 앞에서 함께 성탄 찬송을 했다. 그리고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인사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우리는 함대 쪽으로 한참 걸어갔다. 군함들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해군 함정 밖에서 새벽송을 했다. 함정의 병사들이 손을 흔들며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 척의 함정을 돌며 새벽송을 했다. 거의 끝나갈 무렵에 새벽송 대원들을 함정 내 식당으로 안내해 따뜻한 팥죽을 대접해 주었다. 그 기억을 어찌 잊겠는가?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가덕도에서의 겨울이었다. 지금은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로가 해저와 지상으로 뚫려있다. 그때는 가덕도 대항리까지 가려면 용원에서 나룻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부산에서 오는 연락선에 옮겨 타고 여러 마을 선창을 거쳐 대항리로 갔었다. 한 시간도 넘어서. 대항리 마을에 유일한 언덕 위의 조그만 교회가 있었다. 목회자가 없어서 평신도 몇 가정이 교회를 지키고 있었다. 필자가 그 교회에 나가자 신학교 지망생이라고 주일 저녁과 수요예배에 설교하게 했다. 교회학교와 학생회 30여 명을 위해 교사직도 맡겨 주었다. 이들과 함께 성탄 전야 행사를 준비하고 동네 사람들을 초청해 성대하게(?) 치루었다. 그리고 성탄절 새벽에 교회 마당의 종각 앞에서 새벽종을 울린 후 마을을 향해 새벽송을 불렀다. 그리고 목청껏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 후, 기도한 대로 중소도시 전통교회에 와서 목회하게 되었다. 평택 초기 목회 때에는 새벽송을 나갔다. 특이한 점은 그들이 새벽송을 마치고 돌아올 땐 과자나 귤, 사과 등 과일을 가득 메고 왔다. 그 많은 선물들을 강단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성탄 구제헌금과 그 선물들을 평택 내 장애인 시설에 전달했다. 새벽송이 사라진 후에도 성도들에게 새벽송 선물을 성탄절 예배에 가져오라고 했다. 선물을 강단 아래 잔뜩 쌓아두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성탄 구제헌금과 그 선물들을 작은 교회와 장애인 시설에 보냈다. 지금은 평택 내 독거어르신 1,500여 가정을 돌보는 평택성결교회 부설 노인복지센터를 통해 겨울나기가 힘겨운 독거어르신 가정에 내복이나 이불, 혹은 전기장판을 선물로 보내고 있다. 기억은 정신적 자산이다. 기억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끈다. 기억하는 자가 밝은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반대로 빗나간 기억은 어긋난 역사를 만든다. 일본은 여전히 그런 태도다. 영화 ‘서울의 봄’은 빗나간 기억(5.16)으로 잘못한 역사적 과오(12.12)를 보여주었다. 온 국민이 그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민주화의 봄을 후퇴시켰다. 성탄의 기억은 더 나은 미래를 열게 한다. 세상의 평화와 안식과 나눔을 이루게 한다. 이제 고난과 성장의 고비를 넘어 풍요로운 작금의 현실을 맞았다. 이를 바르게 기억하는 국민이 되자. 이 기억이 더 밝은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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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2
  • [칼럼] 더불어 함께 행복한 세상
    “추운 날씨지만 오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며칠 전 한 해를 보내면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 될 연탄 나눔 봉사활동으로 훈훈한 시간을 보낸 후 수고가 많았다는 격려에 몇몇 봉사회원들이 필자에게 건넨 말이다. 함께 행복을 나누는 봉사활동으로 이웃에게는 작은 행복을 주지만 나 자신도 ‘행복’해지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행복은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국어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을 의미하기에 왜 사람들은 이를 추구하고 갈망하면서 살아가는지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유엔은 2012년부터 매년 ‘세계 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소득,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등의 항목을 토대로 각 나라의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측정해서 수치화하고 있다.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주관적 행복도가 높은 국가는 핀란드로 조사됐다. 6년 연속 행복도 1위를 차지한 핀란드의 뒤를 이은 나라는 덴마크와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다른 북유럽 국가였다. 반면 대한민국은 137개국 중 57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에서는 35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 중에 한국보다 행복도가 낮은 국가는 58위 그리스, 72위 콜롬비아, 106위 튀르키예 3개국뿐이었다. 보고서는 의사 표현의 자유, 건강, 1인당 소득, 사회적 지원, 부패 수준, 집단 내 너그러움 등의 지표를 반영하지만, 주관적 행복도 자체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시행하는 삶의 평가에 대한 설문 응답만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행복감을 수치로 계량화하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도 없지는 않다. 행복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이고, 사람들이 살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들은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이것을 일률적으로 계량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의 수준을 계량화하려는 시도가 결코 무의미하거나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아무리 행복이 주관적 느낌이라 해도, 그러한 주관적 느낌을 형성하는 사회적, 객관적 여건과 환경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해 버리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해 전염병에 노출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행복감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행복 방정식에서 정치가 중요한 이유다. 애덤 스미스는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행복의 조건으로 ‘건강’, ‘빚이 없음’, ‘깨끗한 양심’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들면서 여기에 더 보탤 것이 없다고 했다. 돈의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가 행복의 조건으로 ‘많은 돈’이 아니라 ‘빚이 없음’을 꼽았다는 것은 행복감을 정신적인 의미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근 평균적 한국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복의 물질적 조건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월수입 500만 원 이상, 2,000CC급 이상의 자가용 승용차, 예금 잔액 1억 원 이상, 1년에 한 번 정도의 해외여행이었다. 그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의 경우는 위의 다섯 가지 조건 외에 더해지는 것으로는 한 가지 이상의 외국어 구사 능력,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한 개의 스포츠 종목, 남과 다른 자기만의 요리 레시피 한 가지, 연주할 수 있는 악기 한 가지, 사회적 공분에 참여할 수 있는 정의감, 비평서 한 권 이상 구독, 사회적 약자를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등이다. 선진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삶의 폭을 넓혀 경제적 기준에만 한정하지 않고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옛부터 가장 행복한 삶을 말할 때 ‘오복을 갖추었다’라고 말하는데 인생 오복은 오래 사는 것(壽),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것(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살아가는 것(康寜), 선행으로 덕을 쌓는 것(攸好德),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考終命)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오복이란 복 받은 삶을 사는 것이고 그 중 으뜸은 오복을 다 갖춘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는 지금 선진국에서 생각하고 있는 행복론과 일맥상통하는 유사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며 주변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언제나 배려하는 자세가 습득되어 있으며, 성공을 위해 바른 노력을 부단히 행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한 해를 보내며 우리 사회도 사회적 약자를 돕고 배려하는 삶이 충만하길 바라며, 새해에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서로 행복하고 따듯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필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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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2
  • [정재우 칼럼] 외로움과 환대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외로움’을 규정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연결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사회적 고립의 고리를 끊어 외로움이 초래하는 육체적·정신적 위험을 막겠다는 취지다. 외로움의 잠재적 위협은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에 의하면 성인 2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고립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할 위험이 32% 높았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PHSCC)에 의하면 외로움은 담배를 매일 15개비씩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치명적(국민일보 12/2일 자 5면)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런 점에서 ‘고독’과는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은 타자와의 관계로부터 단절, 혹은 방치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외로움을 병적 현상으로 규정한다. 고독사는 외로움의 결정적 결과이며 사회문제가 된다. 미국에서는 외로움에 대한 대책으로 이 방면의 저명한 루스 웨스데이머 박사를 ‘외로움 명예대사’로 임명해 치유 방법을 제시하게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바쁨’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본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극복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2021년에는 외로움과 고독사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직을 신설했다. 또 이 문제를 위해 24시간 전화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이 문제에 8,000만 파운드(1,313억 원) 이상을 투입하여 외로움을 상담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외로움의 문제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 2,000년 전에 예수는 이 치명적 질환으로 고통받는 자들을 찾아가 치유했다. 세리 마태는 로마를 위해 일하는 매국노로 아무도 그를 상종하지 않았고, 아무도 그를 환영하지 않았으나 예수는 그의 집으로 초대받아 기꺼이 갔으며 그를 제자로 세웠다. 그를 환대했다.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난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셨던 예수를 환대하는 자리에서 나사로의 동생들인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진정한 환대는 풍성한 식탁 준비가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에 경청하는 것임을 깨우쳐 주었다. 키가 작아 뽕나무 위에 자리를 잡았던 삭개오는 예수를 자기 집에 모시게 되었을 때 진정한 환대는 화려한 만찬이나 편안한 잠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변화임을 알고 그는 새사람이 되었다. 참 환대는 새 삶의 스타일로 변하는 것이다. 갑자기 겨울 추위가 엄습해 왔다. 하지만 달동네 독거노인들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손길들, 해마다 주민센터 앞에 불우이웃을 위해 거액의 봉투를 전하는 무명의 천사, 소아병동 무균실에서 백혈병과 싸우는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몸을 던져 인명을 구하는 소방관들. 그들은 단절된 관계를 복원하는 환대 천사다. 초대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을 받은 후 환대하는 교회가 되었다. 사도들의 가르침과 기도에 전념하기와 모든 사람들 간에 진정 어린 환대가 있었다. 이로 인해 교회 밖으로부터 경외심과 칭송을 받았다. 양적 성장을 초래했다. 우리 사회는 외로움의 처방이 있는가? 수직적 사회 혹은 경직된 부성적 사회 구조에 숨통을 열어주는 모성적 돌봄이 있는가? 예수의 환대를 실천한 환대하는 교회가 그립다. 환대는 외로움의 진정한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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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05
  • [의정발언] 송탄관광특구 활성화에 관한 제언(7분발언 전문)
    ▲ 7분발언을 하고 있는 평택시의회 이관우 부의장 몸과 마음의 온도가 바뀌는 요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배려와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협력하며 함께 해 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 전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평택시의회 부의장 이관우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평택국제교류도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송탄관광특구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발언하고자 합니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 관련 서비스와 안내·홍보활동 등 강화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시장·군수·구청장의 신청에 따라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으로 ‘관광진흥법’에 의하여 지정한 곳입니다. 관광특구와 관광단지를 비교한다면 관광단지는 관광객의 다양한 관광 및 휴양을 위하여 관광시설을 종합적으로 개발한 곳이고,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보다 자유롭게 관광사업의 규제를 배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특별구역입니다. 2023년 4월 기준 우리나라 관광특구는 이태원 관광특구, 동두천 관광특구를 포함 13개 광역시, 34개소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중 한 곳이 평택시 송탄관광특구입니다. 출장소 앞과 송탄 진입하는 목천 오거리 도로를 지날 때면 ‘송탄관광특구’ 표지석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송탄관광특구는 제가 서 있는 평택시의회 앞 거리로 봄에 아름답게 벚꽃거리가 펼쳐지는 서정지구와 K-55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쇼핑과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선 신장지구로 나뉩니다. 1997년 5월 30일에 지정되었으며, 서정동과 신장1·2동, 지산동, 송북동 일원 지정 면적은 491.316㎡로 송탄관광특구도 동두천 관광특구처럼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거리여서 미군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2023년 현재 송탄관광특구 지역에는 유흥업소 82개소, 휴게 음식점은 207개소, 일반음식점은 1,602개소 등 총 1,891개 위생업이 영업 중에 있습니다. 친애하는 평택 공직자 여러분! 2004년 10월 관광진흥법을 일부 개정하여 특구 지정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이양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광특구 지원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관광특구는 분명 여러 가지 특화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관광 활동과 관련된 관계 법령의 적용이 배제되고 완화되고, 지역 특구지역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 지원이 가능하며, 관광특구 내 특정 시설에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대여하거나 보조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시장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21조에 의해 옥외 광고물 표시 제한이 완화되어 지역 특색에 맞춘 다양한 정책과 제도의 허가 등의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으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의해 옥외 조리 행위도 허용되고 축제 및 공연을 위한 도로통행 제한 조치도 할 수 있는데, 적용되고 배제되고 완화된 제도들이 일부 허용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평택시장님! 송탄관광특구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차별화된 관광자원 발굴과 관광특구 진흥 특화사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실현할 구체적인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관광특구지역 내 식품접객업소에 대한 옥외영업 활성화 지원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겠습니다. 관광특구의 목적은 「관광진흥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관광특구 진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풍부한 볼거리, 놀거리, 특산품 등과 먹거리는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두 번째로, 관광기반시설 확충 및 여건 개선에 관한 사항으로 주변경관사업이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지금 형성되어 있는 송탄관광특구 지역은 구도심 지역으로 낙후된 곳이 많습니다. 관광 기반시설의 확대, 관광시설물 재건축 및 조성, 종합적인 관광단지 환경의 정비 등의 효율적인 추진계획을 세워 관광단지 환경과 야경거리 등을 아름답게 조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 송탄관광특구 지역 내 민관기업 협력을 통해 관광콘텐츠를 개발하여 관광마케팅의 활성화를 토대로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개선과 지원에 집행부의 적극적인 검토와 지원을 요구합니다. 얼마 전 겨울을 알리는 첫눈이 내렸습니다. 겨울 여행하면 겨울 바다, 스키장, 빙어 축제 등을 떠올리듯이 관광특구하면 평택시의 송탄관광특구를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의회는 시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평택시의 발전을 위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역할이 다른 동지인 것을 말씀드리며, 이것으로 본의원의 발언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243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7분 발언, 2023. 11. 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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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05
  • [기고] 안전에는 미니멀리즘이 없다
    ‘라곰(lagom)’이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이었다. 북유럽의 생활방식이나 인테리어가 주목받으면서 덴마크의 ‘휘게(Hygge, 안락함이나 편안함)’와 함께 많이 거론되던 단어이다. 이 단어는 스웨덴어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적당한”이라는 뜻으로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한데, 이 기회를 빌려 겨울철 소방안전과 접목해 보려 한다. 최근 5년간 송탄소방서 관할 화재 원인은 부주의(51.5%)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주의라는 것은 경각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대비하면 분명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적당히’ 준비해서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를 완벽히 예방할 수가 없다. 추운 날씨에 따라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 속 부주의로 인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한 겨울철을 보낼 수 있도록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한다. 첫째, 담배는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하고, 담배꽁초를 무단으로 투기하지 않는다. 부주의 화재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24.3%를 차지할 만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불씨들이 대형화재가 되어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까지 불러오기에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둘째, 음식물 조리 중에 가스레인지 옆을 떠나지 말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반드시 가스레인지의 불을 차단한다. 부주의 화재 중 20.2%는 주거시설 내 화원방치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장시간 외출 시에는 가스 밸브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아울러, 가스레인지 등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해 화재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생활 안전장치인 가스 자동차단기 설치도 적극 권장한다. 셋째, 주택 내에서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기구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전기제품은 KC 또는 공인된 인증 제품만 사용한다. 특히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 시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주의하며 장시간 사용을 금지한다. 또한, 주위에 인화물질을 두어서는 안 되며 외출 및 난방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는 습관이 중요하다. 안전에는 ‘미니멀리즘’이 없다. ‘적당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습관화시켜야 한다. 평상시 화재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생활 속 작은 부주의를 살피고 안전 수칙을 실천하여 모든 시민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철을 보내시길 바란다.
    • 오피니언
    2023-12-05
  • [정재우 칼럼] 김장은 사랑과 헌신이다
    해마다 11월에 들어서면 김장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분주해진다. 모든 뉴스의 초점이 김장에 관한 그 해의 정보를 발표한다. 배추, 무, 고춧가루, 새우젓, 소금에 대한 가격 변동에 민감해진다. 김장에 대한 비용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관계없이 모두 뉴스감이다. 김장을 앞둔 주부들의 동향도 빼놓을 수 없는 뉴스거리다. 김장에 대한 추억은 중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김장은 한 해 중 가문의 대사였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집안이 한자리에 모여 합동으로 김장을 치렀다. 그도 아니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로 서로 김장을 도왔고, 이처럼 김장은 축제처럼 치러졌다. 필자가 추억하는 옛날 김장하던 풍경은 이랬다. 먼저 외할아버지가 밭에다 배추를 심었고, 김장철이 되면 먼저 밭에 가서 잘 자란 풍성한 배추를 뽑아 가지고 오는 일이었다. 손수레에 아마도 200포기 이상을 운반해 온 듯싶다. 무려 2km 정도의 거리를 우리 네 형제와 아버지가 실어 날랐다. 몇 차례를 왕복하면서. 가져온 배추는 그날 바로 반으로 쪼개어 큰 드럼통(초등학교 6학년 때 큰 드럼통은 내 키만 했다) 몇 개에 담긴 소금물에 나누어 절였고, 드럼통에 담겨 있던 소금물은 김장을 마쳐도 버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온 동네 이웃이 김장을 하면서 다시 배추 절임에 소금물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하룻밤을 지난 절인 배추는 아침 일찍부터 온 집안 식구와 동네 사람들이 모여와 씻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7명이라 김장은 이 정도 해야 월동한다고 어머니가 말씀한 것 같다. 그땐 김치가 도시락의 유일한 반찬이기도 했다. 또 하루 세끼 식탁에 김치가 떨어지는 법이 없었고 겨울방학이 되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김치국밥을 먹어야 했다. 한쪽에서는 절인 배추를 씻어서 쌓아둔다. 물이 어느 정도 빠지기를 기다려야 했기에. 다른 한쪽에서는 배추 포기 사이에 넣을 양념을 준비하느라 무, 생강, 미나리, 부추 등을 썰어 큰 고무 대야에 쏟아 버무렸다. 김장 준비가 되면 새참으로 간식인 고구마나 감자를 쪄 먹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아줌마들의 떠들썩한 수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그 후 본격적으로 남자들은 물이 빠진 절인 배추를 날라주면 아줌마 부대는 한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김치 속을 넣기 시작한다. 얼마나 손이 빠른지 모른다. 가끔 포기김치를 날라주는 우리 입에 굴이 들어간 김장김치를 한입 가득 넣어주었다. 아, 그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김장이 마쳐지면 점심을 푸짐하게 준비한다. 특히 돼지 수육은 필수로 등장하고 동태찌개도 나왔다. 모처럼 흰쌀밥도 나왔다. 그날 김장한 김치 겉절이에 수육을 올려 한 입 크게 받아먹던 그 맛, 그 분위기, 그 축제. 우리 민족의 훈훈한 마을 공동체 전통이요 풍습이 아닌가. 그 시절 김장하는 날의 풍습은 이제 차츰 사라지고 있어 서운하고 안타깝다.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다. 그런데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해 발표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참 아쉬운 현상이다. 최근 세계 각 나라에서 K-푸드 열풍이 일어나면서 김치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적으로는 갈수록 김장이 위축되고 있다. 1인 가구가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김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굳이 김치가 당기면 가까운 마트에서 사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김치보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김치를 외면한다. 하지만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서민 생활문화의 소중한 자산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이요 헌신이 담긴 맛의 유산이다. 이렇게 귀한 자산이 사라지지 않게 보존하는 방식을 찾아보자. 김치맛의 유산을 제대로 지키려면 마을 공동체가 나서서 김장 경비는 각자 공동 부담하고 옛날처럼 한 자리에서 함께 김장을 하고 나누어 가는 방식은 어떨까? 김치의 세계화는 가족을 위한 사랑과 헌신이 만들어 낸 우리의 풍습과 전통을 잘 지켜 나갈 때 가능하지 않겠는가.
    • 오피니언
    2023-11-28
  • [소태영의 세상보기] “평택자치신문, 깊고 넓은 새로운 길을 열어 가시길”
    어느덧 평택자치신문이 청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19년째 참된 지역 언론으로서의 몫을 묵묵히 감당해 오느라 애쓰셨습니다. 필자는 <평택자치신문>의 탄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동안 어려움을 견디며 걸어온 길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지역신문인 <평택자치신문>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깊게 느끼기에 필자가 <평택자치신문>의 19주년 창간기념일을 맞아 잡은 이 펜의 무게가 만만치 않게 느껴집니다. 지역 언론으로서의 사명은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허튼 길로 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겁고 막중함을 지역사회에서 감당하고 걸어온 큰길, 깊고 넓은 새로운 길을 열어 기대감 속에서 지역 언론으로 다시 출발하는 길을 뜨겁게 응원하면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언론을 흔히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합니다. 지역신문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매일의 주요 사건을 기록함과 동시에 이를 통하여 지역사회의 각 분야를 취재하고 보도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반영하고 또한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언론은 우선 사실보도에 충실해야 합니다. 있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감추거나 왜곡시키면 그것은 언론에 대한 모독이자 시민과 독자를 우롱하는 처사이며,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여건의 변화 속에서 지역신문은 지역공동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매체로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합니다. 지역 집단과 집단 간의 커뮤니케이션, 지역과 지역 간의 커뮤니케이션, 행정기관과 지역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촉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지역 내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 간의 다양한 의견교환과 정보교류 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일, 지역주민의 여론 형성을 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지역주민에게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강한 소속감을 심어주는 일, 지역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이면 총선이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은 아주 긴밀한 관계입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보면 정치와 언론은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언론의 공정한 비판이 사회적 정의와 지역 정치의 민주적 발전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푯대를 세워 흔들림 없는 언론의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언론이 먼저 솔선수범한다면 충분히 정책과 의제로 승부하는 정책 선거, 정당이 아닌 인물로 승부하는 선거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대중 정서와 관점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언론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기들의 포퓰리즘 보도 관행을 ‘여론’, ‘민심’이라는 무책임한 단어로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거시적인 안목에서 바라보고 큰 틀에서 해부하는 고도의 테크닉을 연마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노력은 시민의 삶과 질 향상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언론은 시민의 정신적인 스승임을 명심하고 글 하나 하나에 뼈를 깎는다는 굳은 각오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마주할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어떻게 하면 평택사람들이 지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창간 19주년을 축하하며, 시민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만들어 가는 <평택자치신문>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 오피니언
    2023-11-28
  • [기자수첩] 평택시 비전동·서정동 음주운전 사고를 바라보며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연말이 다가오면서 음주운전이 증가하고 있다. 평택시에서도 지난 12일 서정동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보행자를 들이받은 30대 운전자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으며, 다음 날인 13일 비전동에서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시민을 들이받아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20일 새벽에도 음주 측정을 요구하는 경찰의 순찰차를 들이받은 뒤 달아나면서 연달아 아찔한 추돌사고를 낸 50대 여성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음주운전은 판단력과 인지력이 현저히 떨어져 주변 상황 변화에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높다. 경찰청 음주운전 교통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단속은 약 13만283건, 음주운전사고는 약 1만5,059건이 발생했으며,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8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현재 검찰과 경찰은 심야 음주운전은 물론이고 낮 시간대 출근길, 스쿨존 등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피해가 계속 발생하자 올해 7월부터 음주운전 사망사고, 상습 음주운전 등 중대 음주운전 사범의 차량을 압수 및 몰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특별수사를 통해 피의자 162명의 차량 162대(영장 압수 29대, 임의 제출 133대)를 압수했다. 압수된 차량은 법원에서 최종 몰수 판결을 받으면 공매 절차 등을 거쳐 매각 대금이 국고로 귀속된다. 또한 검찰과 경찰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원칙적 구속수사를 하고 있으며, 특히 위험운전치사, 어린이보호구역치사 등은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까지 규정하고 있다. 연말인 만큼 음주와 관련된 자리가 많지만 한두 잔이라도 음주를 한 후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 지난 2019년 이전에는 음주단속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었지만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0.03~0.05%도 형사 처벌이 된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평균적으로 소주 한두 잔 정도를 마셨을 때 나타나는 수치인 만큼 나 자신의 안전은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음주 후에는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불가피하게 음주 자리가 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적었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 음주운전은 고의적 살인 행위이자 우리의 이웃과 이웃의 가정을 잔인하게 파괴하는 살인 행위라는 점을 시민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나와 가족,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도로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시민 모두의 의무이자 몫이다.
    • 오피니언
    2023-11-22
  • [유성이 바라보는 평택] 척박한 지역신문 환경에서 피우는 소중한 꽃
    ◆ <평택자치신문> 지령 700호를 축하하며 늦가을, 지령 700호라는 위업을 이룬 <평택자치신문>을 뜨거운 가슴으로 바라본다. 벌써 19년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2004년 예비호를 발행하다가 2005년 창간한 이후 <평택자치신문>은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평택의 대표 주간지로 우뚝 서 왔다. 한편으로 축하하면서 또 한편으로 대단하고 대견한 여정에 큰 힘이 못 되어준 미안함이 앞선다. 그간 <평택자치신문>은 ‘좋은평택만들기’ 특집기획을 통해 평택발전 정책을 제안했다. 평택항발전프로젝트, 평택항공 설립 제안 등 많은 콘텐츠가 지역사회에 큰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지면을 전면 컬러로 인쇄하는 혁신적 발행을 통해 지역시민들이 시원하고 생동감 넘치게 신문을 읽게 되었다. 또한 전 세계 록밴드 축제의 상징인 우드스탁이 부럽지 않은 ‘평택록페스티벌’도 있다. <평택자치신문>이 주관하는 평택록페스티벌은 올해 13회를 맞이했다. 매년 200여 밴드의 참여와 평균 2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이 행사는 단일 신문을 넘어서 이제 평택 문화의 한 상징이 되었다. 지난 16년 동안 신문을 이끌어 온 서민호 대표와 기자단, 임직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16면의 지역신문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발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잘 알고 있다. <평택자치신문> 초대대표를 지내면서 약 2년여간 매주 신문을 발행해 봤기 때문이다. 매주 지역주민들께 필요한 정보제공, 지역 와치독(watch dog)으로서의 감시와 정책 분석, 문화·교육·환경·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뉴스와 특집을 생산하는 격무와 긴장의 연속이다. ‘19년, 지령 700호’ 발행은 평택시민들의 격려와 사랑의 결실이며 임직원들의 헌신과 희생의 이정표이기도 한 것이다. 신문을 발행하고 경영을 책임져 본 필자는 지역신문의 척박한 환경을 원망해 본 적도 있었다. 매달 1천5백만 원 이상 지출해야 하는 경영 현실 때문에 지역신문 창간 때의 원대한 꿈과 비전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을 잘 헤쳐 온 것은 무엇보다도 <평택자치신문>을 사랑하고 후원해 준 시민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독하고 광고를 실어주고 주위에 추천하는 많은 시민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평택자치신문>은 앞으로도 이런 시민들의 격려와 사랑을 믿고, 지역 정보 제공, 비판과 감시, 풀뿌리민주주의의 실현과 공동체 형성에 더욱 정진해 주길 바란다. ‘혼자 꾸는 꿈은 그냥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한다. 척박한 지역신문 환경에서 피워낸 소중한 꽃, <평택자치신문>이 이제 19세 청년 언론으로서 아름답고 넓은 꽃밭을 정열적으로 가꾸는 꿈을 꾸어 본다.
    • 오피니언
    2023-11-21
  • [데스크칼럼] 지령 700호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언론이 되겠습니다”
    독자, 시민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지난 2005년 창간한 지역주간신문 <평택자치신문>이 11월 15일자로 지령(紙齡) 700호를 발행했습니다. 시간은 참 빠릅니다. 2004년 1년간 예비호를 발행한 후 2005년부터 신문을 발행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지령 700호를 발행했습니다. 평택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역 주간신문이 매주 신문을 발행하는 일이 녹록지 못한 현실입니다. 이는 뉴스 전달 매체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이유도 있고, 미디어 영향력이 많은 부분은 인터넷 매체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평택자치신문>은 종이신문과 함께 인터넷 뉴스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2022년 5월 <평택자치신문>을 비롯한 지역신문협의회가 공동으로 영상 중심의 인터넷 종합언론인 <미디어평택>을 설립해 영상미디어 환경이 열악한 평택에서 보다 다양하고 신속한 영상 뉴스와 각종 정보들을 시청자들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평택자치신문>이 부단한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지령 700호를 발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독자와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이었습니다. 또한 기자, 시민기자 및 객원기자, 전문 집필진인 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김희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장, 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유성 평택자치연대 대표, 권혁재 시인께도 감사드리고, 늦은 밤 <평택자치신문>을 평택 전 지역에 배송하시는 배송 관계자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외에도 19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지역의 발전은 물론 지역공동체와 구성원을 위한 소중한 글들을 기고해 주시고 기사를 제보해 주신 각계각층의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에도 감사드립니다. 700호를 발행하면서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지역언론이 갈 길은 지역성의 강화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과 중앙언론이 할 수 없는 지역 밀착형 뉴스 취재 및 개발을 통해 평택지역 구성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도 지면에 공유하는 지역 밀착형, 지역 맞춤형 언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소외된 우리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와 희망의 끈을 이어주기 위한 취재 및 보도를 더욱 확대할 것이며, 지역신문답게 25개 읍·면·동(4읍, 5면, 16동)의 소식도 비중 있게 독자와 시민들에게 알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늘 평택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를 부탁드리고, 그동안 평택이 어느 지역보다도 가파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듯이 지역사회 발전과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한 지역언론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필자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는 독자와 시민만을 바라보면서 평택의 참역사를 묵묵히 적어내는 사관의 위치를 굳게 지켜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평택자치신문>이라는 지역언론이 독자, 시민 모두의 목소리는 물론 소소한 삶까지도 소중하게 담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지령 700호까지 힘을 보태주신 독자, 광고주, 드러나지 않게 물심양면 후원해 주신 독지가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오피니언
    2023-11-15
  • [유성이 바라보는 평택] 김포 서울 편입, ‘서울시 김포구’가 그리 좋은가
    김기현 국민의 힘 대표가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자고 제안했다. 갑작스러운 발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2주 동안 이 이슈는 ‘서울메가시티론’에서 ‘수도권통합론’으로 갔다가 지금은 그냥 ‘뉴시티’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여론 동향을 보는 중이다. 소란스럽지만 여론과 총선 결과에 따라 찻잔 속 태풍이 될 수도 있겠다. 하여간 서울이 좋긴 좋은가 보다. 애초 지하철 5호선의 연장은 김포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다. ‘지옥철’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김포골드라인의 교통수요를 하루빨리 분산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을 ‘골병라인’이라고 부르겠나. 여기에 서울에 편입하면 아파트값도 오르겠으니 서울 편입이 얼마나 좋겠냐는 계산이 더해졌다. 획기적인 묘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중 여론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일단 김포시민의 이해득실이 팽팽하다. 먼저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비 부담 문제로 건설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도, 인천시와 함께 추진됐던 광역철도일 경우에 사업비는 국비 70% 지방비 30%였다. 그런데 서울시가 추진하게 되면 사업비가 50:50으로 바뀌게 된다. 서울시는 생각지도 않았었기에, 재정문제뿐만 아니라 계획을 새로 만들어야 하니 그만큼 사업은 순연될 것이다. 김포시의 세수가 대폭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교부세를 받지 못한다. 서울시가 불교부단체이기 때문이다. 각종 보조금도 줄어든다. 시에서 자치구가 되면 지방세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를 걷지 못해 세입이 수천억 원 이상 줄게 된다. 대신 재산세(집값, 땅값)를 걷게 되는데, 2023년도 지방세수입으로만 보면 김포가 4천2백억 원, 관악은 1천3백억 원이다. 인구 48만 명으로 비슷한 규모인 관악구와 비교했는데, 김포 땅값이 아무리 오른들 관악구 정도일리는 없다. 한마디로 대폭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1조4,700억 원 예산 규모인 김포시가 재정 규모 8천억 원 정도의 서울시 김포구가 된다. 시민 삶의 질이 올라갈까 떨어질까? 1조5천억 가치의 회사를 8천억 짜리로 다운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인데, 김포시민들의 향후 주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지방자치권의 관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 자치시와 자치구는 동급이긴 하지만 통상 자치구가 자치시보다 자치권이 약하다. 서울 강서구가 강서구청을 마곡지구로 옮기기 싫다고 서울특별시에 반발했으나 서울특별시는 강서구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서구청을 마곡지구로 옮겨버린 사례가 있다. 김포시가 관내에 쓰레기 매립지 등의 혐오시설을 설치하기 싫어도 서울특별시가 강행하면 그만이다. 서울시에 편입되면 제2의 김포매립지, 건설페기물 처리장, 소각장 등 기피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실과 마주쳐야 한다.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한 여론은 싸늘한 것 같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긍정 19%, 부정 68%(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 전국지표조사, 2023.11.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특위까지 구성한 바로 그날, 윤석열 대통령은 대전에서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자치를 향한 지방시대를 선언하였다. 상반된 주장과 정책, 철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 서울시 편입에 대한 김포시민의 편익이 분명해지고 있다. 일부 시민의 아파트값 상승과 기대심리인가, 대다수 시민의 손해인가? 지방분권이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성장 담론까지 갈 것도 없다. 서울시 김포구민이 그렇게 좋은가.
    • 오피니언
    2023-11-14
  • [정재우 칼럼] 아름다운 유산 ‘다양성과 공존’
    얼마 전 전남 광주의 한 미술관에서 ‘다양성과 공존’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그 전시회에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었는지 궁금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결국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양성과 공존’이라는 주제가 계속 뇌리에 맴돌았다. 한국 정치를 한 마디로 당쟁과 분열의 나날이라고 평한다. 왜 우리 정치인들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타협의 정치를 잘 못할까? 세계는 한국의 K-컬처에 매료되어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 아마 한국 문화가 세계화된 요인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그럴 것이다. 한국 문화의 특징 중 하나를 꼽는다면 필자의 생각은 ‘다양성과 공존’이라고 본다. 한반도를 팔도로 나누어 생각해 봐도 우린 적어도 여덟 개 이상의 문화가 공존해 온 것이 아니겠는가? ‘아리랑’만 해도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다 아는 사실이다. 지방색이 강한 아리랑 종류는 아마 백 가지도 넘을 것 같다. 우리 문화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다양성 속에서 발전해 왔다고 본다. 국제 관계도 그랬다고 보며 국내적으로 삼국시대는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공존해 왔다고 본다. 나중에 비록 신라에 의해 국가는 통일이 되었으나 문화는 다양성 속에 지방별로 그 특색을 지켜왔다. 그 아름다운 유산 ‘다양성과 공존’이 지금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건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단일문화 시대를 넘어 이제는 다문화 시대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순혈주의나 단일 민족을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바탕에 깔고 현실적인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착안해 보아야 한다. 한 마디로 이민 정책을 대안으로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저출산하려는 대상자들에게 돈으로 접근하려는 정책은 이미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바라보는 출산과 육아 환경은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치닫는 현실을 방관할 수 없다면 차선책을 궁리해야 할 것이다. 그 답은 자명하다. 유럽의 이민 정책으로 인구 감소를 극복한 나라들에서 배우고 정책을 실현해 보자. 문제는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성과 공존’하는 사회를 준비해 이민과 다문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세계적인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의 저서 <대전환>을 보면 저자는 세계를 바꾼 다섯 가지 위대한 서사를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 이 중에 첫 번째로 거론한 ‘인구의 대전환’에서 세계 인구의 증가율은 1960년대 후반에 감소로 이어졌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주요 지역에서 인구통계학적 전환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인구가 대도시로 몰리면서 심각한 불평등과 동시에 혁신과 번영의 중심이 되면서 이민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특히 80년대 일본, 90년대 한국, 20세기 초반의 중국의 인구 증가가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가져왔으나 이후로는 삶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인구 감소로 돌아섰다고 한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인구 감소를 위해 인구를 유입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민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동의와 수용할 국민 의식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도 일찍 이런 ‘다양성과 공존’을 중시하여 옥한흠 목사가 주장한 것처럼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목표로 제자 훈련을 철저히 한 교회는 현재형 부흥하는 교회가 되었다. 교회 안에 얼마나 다양한 인재와 인력이 있는가. 이를 훈련하여 그 다양성대로 자기 능력에 맞게 사역하며 공존할 줄 아는 공동체가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이다. 교회는 경직된 수직 구조의 사회에 ‘다양성과 공존’이 실현된 공동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공동체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다문화 시대를 앞서 살아내고 있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경직된 당회 구조나 끼리끼리 뭉치는 교회 풍토는 새 가족이 발붙이지 못한다. 그런 교회는 새 시대를 품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탈주민, 외국인이주가정은 물론 앞으로 공존해 살아가야 할 외국인까지 우리 사회는 그들을 품어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존사회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서 살고 싶은 나라, 드림을 실현해 보고 싶은 나라’라는 새로운 한류가 일어나면 좋겠다.
    • 오피니언
    2023-11-14
  • [정재우 칼럼] 남자들도 수다가 필요해.
    지난 목요일, 늦가을녘에 대학 입학 전후한 동문들의 정례 모임이 있었다. 필자는 아내와 동반해 참석했다. 다섯 쌍이 각각 인천과 일산, 서울에서 평택까지 내려왔다. 오성면 맛집인 샤부샤부 식당에 모였다. 식당 내 방이 협소해서 남녀로 나누어 자리를 잡았다. 기본적인 음식이 남녀 각 상에 차려지고 추가로 필요한 음식은 차려진 식단에서 자율로 가져다 먹었으며, 식사 중에 연신 웃음이 이어지며 수다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우리가 나누는 수다의 주제는 주로 건강, 병원 진료, 식생활과 운동 이야기였다. 어떨 땐 죽음, 웰빙과 버킷리스트와 같은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펼쳐놓는다. 간혹 정치와 정치인 이야기도 나눈다. 대부분의 화제는 대학 생활 초기에 겪었던 이야기들이다. 식사와 함께 나누던 수다는 자리를 옮겨 가까운 생태공원 벤치에 둘러앉아 커피를 나누며 계속됐다. 그 시절 기숙사에서 겪었던 이야기가 한참 뜨겁게 달구어졌다. 기숙사 사감님의 매서운 감시의 눈을 피해 다니다 낭패를 당한 일들, 엄격한 야간 통금 시간을 놓쳐 월담한 일, 주린 배를 채우려 교문 앞 유일한 라면집에서 먹던 라면 맛의 추억 등 수다는 시들 줄 몰랐다. 남편들의 수다를 지켜보던 아내 중 한 분이 이렇게 말한다. “아하, 남자들도 수다가 필요하군요.” 은퇴 후의 수다 모임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아내들이 곁에서 지켜보며 웬 수다거리가 그렇게 많냐고 은근히 부러워하는 눈치를 보낸다. 교회 시무를 은퇴하고 만나는 또 다른 친구 모임도 있다. 예배 모임인 노을교회에서 매주 만나는 동료들이다. 주일예배 후 그 자리에서 식사 후 나누는 수다는 얼마나 생기 넘치는지 모른다. 한 주간 있었던 주변잡기를 나누거나 한국교회와 세계 정세에 대한 견해도 나눈다. 필자는 사실 오래전부터 고향 친구들과 정기적인 수다 모임을 가져왔다. 한 친구는 외과 의사요, 또 한 친구는 사회복지단체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후 대학 교수직에서 은퇴했다. 우린 고향교회 출신이자 죽마고우인 만큼 평생을 형제처럼 함께 하고 있다. 부부가 동반해 모이는데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며 만난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친구 집에 모여서 자정이 되도록 정감 있는 수다를 나눈다. 공유한 추억이 많기에 수다는 멈출 줄을 모르고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를 지경이다. 얼마나 열띤 수다를 떠는지. 그런데 최근에 한 친구가 전원살이를 위해 남해로 거처를 옮겨 간 이후로 잘 모이지 못해 애석하다. 언젠가 지인이 보내온 글에서 이런 내용을 접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연구 한 바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흡연, 음주, 경제문제, 사회적 지위, 일하는 스타일, 인간관계 등을 조사한 결과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친구가 없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마음고생이 심하고, 쉽게 병에 걸리고, 노화가 빨라지고, 일찍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 주위에 많고 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줄고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유지했다.」 이런 조사 결과다. 친구를 가진 사람, 친구와 정기적인 만남으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단명하지 않는다. 친구와 만남과 수다는 필연적 관계다. 건강한 수다는 권장할 만하다. 특히 남자들도 수다가 필요하다. 술자리 친구와는 다른 특색을 가진다. 커피 한 잔을 놓고도 건강한 수다를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은퇴자들은 이런 건강한 수다가 생활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창의력이 고갈되지 않게 돕는다. 또한 세계를 넓게 보는 식견과 나름으로 돌파구를 제시하기도 한다. 세계 도처에 우울한 소식들이 가득하지만 건강한 수다의 자리에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날려 보낼 수 있다. 어떤 걱정, 염려 거리도 맥을 못 춘다. 누구도 이 일을 말릴 수 없기에.
    • 오피니언
    2023-11-07
  • [정재우 칼럼] 군중과 예수
    사람은 기억하는 존재요, 추억하는 동물이다. 특히 유교권 나라들은 조상에 대한 도리로써 추도일, 즉 제사를 지냄으로 조상을 추억하고 역사를 이어간다. 양반 문화가 자리 잡은 우리나라는 심할 정도로 가문과 조상의 공적을 길이 전승·보존하고 싶어 했다. 우리 형제들은 얼굴도 뵌 적이 없는 조부님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아버지를 통해 듣고 지금까지 그 공적을 기억하며 추도식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국가로부터 조부님의 공적을 인정받아 유공자 자손이 되어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유대인들은 수천 년에 걸친 유랑생활과 차별과 박해를 받아 살아왔고, 조상들의 그 고난의 역사를 기념하고 추억하는 절기가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정권에 의해 6백만 명이 독가스실에서 집단 학살을 당했다. 그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홀로코스트라는 기념관을 만들었다. 그 입구의 현판에 유명한 구절이 쓰여있다고 한다. “우리는 용서하지만 잊지는 않겠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주년이 되었다. 우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추모할 것인가? 이런 시점에 그렇게 죽어간 군중들의 함성, 소리 없는 함성을 생각하며 의미 찾기를 위해 고민해 보자. 억울한 죽음, 청춘들의 좌절, 살아남은 가족들의 한, 즉 자살생존자라는 말이 있듯이 피해생존자의 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하는지. 그날의 비극은 군중이 모여든 가운데 일어난 참사였다. 그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엉키고 밀치면서 쓰러졌고, 압박을 받아 질식을 하거나 쇼크로 심장이 멎어 청춘들의 생명을 앗아 갔다. 죽음의 순간,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소리 없는 함성의 의미를 다시 챙겨보자. 군중이 몰려올 것이라고 예측은 했으나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공권력은 부재했다. 일차적으로 상기해 볼 부분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자유로운 시민 생활이 보장된 사회인가라는 점이다. 급격한 경제 성장은 이루었으나 시민사회를 위한 안전과 위기관리에 허점이 많았음이 사실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알아도 대형 사고가 일어난 후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왜 우리는 건망증 환자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군가는 깨어서 위험을 예고하고 나팔을 불고 경고해야 했었다. 이제라도 경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점은 군중심리에 매몰되어 가는 군중으로부터 한 걸음 비켜나 보는 일이다. 그날도 사람 구경을 위해 사람들이 거리를 메운 게 아니었던가? 우리와 색다른 축제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군중이라는 무리를 짓게 했다. 젊은이는 호기심이 강렬한 시기를 사는 자들이다. 이것이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문화 유입은 정체성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그날의 참사처럼 밀려오는 문화에 압사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것으로 승화시킨 건강한 문화를 창출해 보자. 그리고 나아가 개인과 사회를 위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예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는 언제나 무리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무리로부터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안전한 공간을 확보했다는 말이 아니란 것은 짐작했을 것이다. 가령 갈릴리호숫가에서 무리에 둘러싸여 진퇴양난에 빠졌을 때 예수는 홀연히 어부의 작은 배에 올라 육지 쪽을 향해 강론을 펼쳤다. 상상으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이런 행동은 우리에게 군중으로부터 한 발 나와 먼저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이어서 무리를 바라보게 한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은 현대인은 군중 속에 묻혀 있어도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고독하고 고립된 존재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인간은 개체요 독립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고, 내가 그들을 대신할 수도 없다. 나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다. 나만의 특화된 영혼이 있다. 그래서 외롭고 고독한 존재다. 예수는 때때로 한적한 곳을 찾았다. 자신을 깊게 바라보며 고유한 창조적인 시간을 가졌다. 그런 시간 속에서 매우 역설적인 진리를 깨달았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원수를 사랑하라. 낮아져라. 죽어야 산다.” 그리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십자가를 지나 부활을 실현했다. 1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우린 어디에 서 있는가? 여전히 심각한 위험불감증 사회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도 군중심리에 매몰되어 정체성 상실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답게 창조적인 영역을 구사하며 군중으로부터 한 발 벗어나 고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 오피니언
    2023-10-31
  • [유성이 바라보는 평택] 결혼 못하는 사회에 대한 꼰대 생각
    상가에는 되도록 가지만 예식장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가는 게 필자의 평소 생각이다. 최근 어릴 적 친구 자제 결혼식에 갔더니 결혼 풍속도도 꽤 바뀌었다. 주례가 없는 양가 부모의 덕담이나, 화환을 사절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새 출발하는 자식들을 보며 감회가 새로운 듯 눈물짓는 친구를 보니 나도 뭉클해졌다. 이제 나이들은 게 맞나 보다. 결혼을 안 하려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결혼 관련 자료는 그동안 어렴풋이 알던 대한민국 결혼 지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최근 10년 동안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56.5%이던 결혼 긍정 비율이 2022년 36.4%(2023.6, 통계청 사회조사)로 무려 20%나 하락했다. 2030 청년 3명 중 1명만 결혼에 긍정적이란다. 이 정도일 줄이야. 결혼 적령기 청년 3명 중 2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 기피 이유는 대략 짐작하는 바인데, 조사 결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남녀 차이가 있지만 합쳐보면 결혼자금 부족(33%), 결혼 필요성 못 느낌(17%), 출산 양육 부담(11%), 고용상태 불안정(10%) 등이다. “고학력, 고스펙, 좋은 외모나 직업에 집이랑 차도 있어야 결혼하고 애 낳아서 잘 키울 수 있으니, 솔직히 이런 완벽한 2030 청년들이 얼마나 있겠냐...” 인터넷 청년토론방에서 나온 한 참석자의 항변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제 젊은 세대의 결혼 포기 현상은 자발적 선택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되었다. 합계출산율 0.73이라는 무서운 현실도 젊은층의 결혼 포기와 연동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정부, 지방정부를 포함해서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혼 장려, 출산 장려가 국가적 아젠다가 되었다. 그렇다고 명절 때마다 결혼하라는 꼰대는 되기 싫으니 참 거시기하다. 무엇보다 주거정책이 중요하다. 대선 때 각 당의 공약이었던 청년원가주택이나 기본주택 정책도 다시 한번 깊이 검토하고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보편복지로서 청년·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정부(지자체) 전세보증제도도 시급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 선도적인 지방정부들도 발 벗고 나서기 시작하는 중이다. 나주시는 2023년부터 아파트 30호(25년 100호)를 ‘청년·신혼부부 전세무상지원 정책’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충청남도의 ‘충남 꿈비채’는 주거 불안으로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600호로 시작한 이 정책은 25평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5천만 원, 월세 15만 원에 제공한다. 월 임대료도 한 아이를 출산하면 50%, 두 명 출산하면 전액을 10년까지 감면해 준다. 좋은 정책이 많이 확산되어 결혼을 앞둔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적어도 집 걱정 없이 결혼하는 사회, 필자만의 희망일까? 정치권, 특히 정권도 피곤한 정쟁을 그만두고 ‘잘하기 정책 경쟁’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 할 일이 태산이다.
    • 오피니언
    2023-10-31
  • [기고] 청렴문화를 선도하는 국민연금
    청렴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여 재물 따위를 참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청렴은 국민 모든 개개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지만, 특히, 공직자들에게는 있어 가장 최우선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에게 연금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된 기관인 만큼, 임직원 모두는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청렴한 업무처리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이러한 청렴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단은 경영진의 강력한 청렴 의지 전파 및 솔선수범, 임직원 모두가 청렴을 실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청렴한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매년 ‘반부패·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있으며, 국민의 신뢰 제고와 청렴한 조직문화 조성 및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공단 임직원이 실천해야 할 행동 지침으로 ‘청렴한 생활, 10가지 약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 세부 내용을 보면, 성희롱·성추행·성차별 금지, 공정한 업무처리, 알선·청탁 금지, 정보의 유출 및 무단열람 금지, 상호 존중하기, 갑질 금지, 부당한 업무지시 금지, 금품 등 수수 금지, 품위손상 금지, 특혜 금지 등이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은 24시간 익명 제보 시스템인 ’국민연금 헬프라인‘ 운영, 부패행위를 비실명으로 대리 신고하는 안심변호사 제도, 신규 입사자에게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 서약서와 행동강령 준수 서약서를, 부장 이상 보직 부여자에게는 반부패·청렴 서약서를, 부서장 이상 보직자에게는 청렴 서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청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연금공단의 청렴문화 확산 노력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27조의2에 따른 2022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우수 등급인 2등급을 달성하였다. 종합청렴도는 외부체감도 및 내부체감도를 평가하는 청렴체감도와 기관장의 반부패 의지, 기관별 차별성·효과성 있는 반부패 시책 마련·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청렴노력도로 구성되는데, 공단은 청렴노력도에서 동일 평가군인 준정부기관 57개 기관 중 1등급을 달성하였으며, 공단의 종합청렴도 추세를 보면, 최근 6년간 지속 상승 중으로 2등급 중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공공기관 중 청렴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성장하였다. 국민연금공단은 앞으로도 청렴한 업무처리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및 관행을 근절하여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공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임을 다짐한다.
    • 오피니언
    2023-10-31
  • [정재우 칼럼] 생명, 그 이상을 위하여
    지난 주간 중 순환기 내과 정기진료를 받기 위해 종합병원을 찾았다. 갈 때마다 느낀 바가 있다면 대학병원은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 넘게 이 병원을 다니면서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갈수록 노인 환자가 늘어난다는 사실과 예약을 하고 와도 대기시간이 기본적으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병원에 올 때마다 사람의 인생 마무리는 병원에서 하게 되리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번 내원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다. 이럴 수도 있구나. 전에는 이런 일을 본 적이 없었는데... 하면서 흐뭇하고 훈훈함까지 느꼈다. 그 자리에서 한참 서서 시간을 보냈다. 그건 이런 일이었다. 올림푸스한국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주관하고 주최한 ‘고잉 온 다이어리 전시회(Going on diary Exhibitoon)’였다. ‘암경험자의 심리사회적 지지를 위한’이란 전제가 붙어 있는 생소하고 참신한 기획전시였다. 전시 공간은 병원 내부의 조금 넓은 통로 한 벽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잉 온 다이어리’라는 말은 암이라는 공통의 경험을 가진 환자들이 ‘세줄 일기’를 사진과 함께 일정한 앱에 올리는 일이다. 이로써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공유함으로써 서로 격려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지지 프로그램이다. 17명의 환우들이 모바일 일기 앱을 이용해 4주 동안 정해진 주제인 ‘약속일기, 행복일기, 칭찬일기, 감사일기’를 쓴다.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짧은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Going on’이란 암 경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복귀를 지지하려고 기획한 캠페인이라고 한다. 암 발병 후에도 암 경험자들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지극히 작지만 이런 배려와 사랑의 자리를 펼치고 있음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컸다. 여기에 그들이 투병과 고뇌 사이에서 건져 올린 몇 편의 글을 소개한다. 이 글들은 병원 측이 의도한 계획처럼 ‘생명, 그 이상을 위하여’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세상을 희망하게 한다. “재발했다고 전화로 말하니 너무 미안하다고 말해준 고등학교 때 친구... 그때 진심으로 감사했다. 난 해준 게 없는데 넌 그게 너무 미안하다고. 맘이 아팠다.”, “수술 몇 달이 지나고 동생네와 엄마랑 제주에 갔다. 동백꽃 숲에 들어가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기뻤다. 그날을 잊을 수 없다.”, “행복은 순간 순간 찾아온다. 지옥 같은 상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맛있는 차 한 잔, 좋은 사람과의 만남. 무더위 속 시원한 바람. 행복은 내 옆에서 나를 지켜준다.”, “항상 나 자신을 가장 최우선에 놓자. 내가 나를 잘 돌볼 때, 내 자존감을 키울 때, 내가 내 자신에게 제일 절실할 때 세상도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밤새 불면증과 통증으로 힘들었지만 오늘도 또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오늘 하루도 숨 쉴 수 있는 나에게 감사하면서 살아가 보련다.”, “지인 중 나의 아픔을 가장 먼저 알렸었지. 그날, 전화 통화 넘어 같이 훌쩍이던 너. 지금 넌 나에게 많은 위로가 돼^^ 정말 고마워”, “지금 이 순간 끝이 아니라 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외치면 돼.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힘내자! 파이팅! 감사합니다!”
    • 오피니언
    2023-10-24
  • [정재우 칼럼] 전쟁의 정당성은 없다
    어릴 적에 동생과 싸운 일을 평생 잊지 못하고 있다. 싸운 이유가 있었다. 동생이 내가 없는 틈에 내가 좋아하던 여학생이 준 호두 알 두 개를 깨어 먹어버린 것이 싸움의 발단이었다. 동생은 별거 아닌 걸로 끝까지 우기며 나를 화나게 했다. 결국 형의 권위로 폭력을 가했다. 매우 심하게. 인류 최초의 싸움은 아담의 자녀인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시기 질투해 살인을 행한 일이다. 자신의 마음을 자제하지 못한 불행이었다. 아브라함의 자녀인 이삭을 시기 질투한 이복형 이스마엘은 이삭을 괴롭혔다. 결국 이 일로 이스마엘과 그의 생모 하갈은 아브라함 집에서 쫓겨난다. 이 일이 오늘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의 기원이다.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과 같은 이스마엘의 후손들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그들의 조상 때부터 싸우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 형제간의 싸움이자 종교적인 전쟁이다. 이번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초막절 절기 마지막 축제를 즐기고 있을 때 기습 공격을 가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하마스는 수년 전에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사원을 불법 침입해 파괴를 일삼은 일에 대한 보복이라고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살해하고 인질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하고 무차별 폭격을 팔레스타인에 가해 또 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살해했다. 보복성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괴멸시킬 것이라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세계 역사는 한 마디로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전쟁이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그때마다 전쟁의 정당성이나 구실이 꼭 있다. 그것으로 전쟁을 유발하고 살상을 자행한다. 가장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다. 전쟁의 정당성(때로는 정당성을 가장하기도 함)만 있으면 전쟁은 언제든지 가능한가?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북한이 남침할 때 ‘남조선 해방’이라는 정당성이 합당한가? 일본이 전쟁에 내세운 ‘대동아 통합’이라는 정당성이 합당한가? 그 외에도 알렉산더, 칭기즈칸, 나폴레옹, 십자군, 히틀러 등의 세계 정복을 위한 전쟁의 정당성은 합당한가? 전쟁은 인간 최악의 범죄이다. 결국은 인간에 대한 살상이기 때문이다. 전쟁에는 윤리나 아량이나 선처가 없다. 피는 피를 부른다. 어린이와 여성들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서도 같은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생명을 대량으로 살해한다. 갈수록 참혹한 상황의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인간은 생명의 주권자가 아니다.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다. 신적인 부여라고 할 수 있다. 아메바의 출현과 성장이나 진화가 아니다. 생명의 탄생을 가져오는 잉태 과정부터 신비로운 영역이다. 영혼이 깃든 만물의 영장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존귀한 존재를 말살하려는 그 어떤 정당성도 용납할 수 없다. 예수는 폭도들에게 붙잡혀 갈 때 제자 중 하나가 칼을 빼어 한 사람의 귀를 쳐서 떨어뜨리자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한다.”라고 경고했다. 그 어떤 전쟁의 정당성도 정당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씀을 하기 전에 엄히 명하셨다. “네 칼을 도로 네 칼집에 꽂으라(마26:52)”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새기고 따라야 할 교훈이 아닌가? 모든 인간은 한 형제다. 하마스도, 이스라엘도, 헤즈볼라도, 레바논도, 팔레스타인도, 이란도,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도,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칼을 칼집에 꽂으라! 이것이 인류가 사는 길이다.
    • 오피니언
    2023-10-17
  • [정재우 칼럼] 샘터와 쉼터
    깊은 숲속 조그마한 샘터는 작은 동물들의 쉼터다. 가끔 큰 동물들이 샘터를 흩트려 놓고 간 후 한참을 숨어 기다리다 눈치껏 뛰어나와 목을 적신다. 숨이 턱턱 막혀 오다가도 샘터에서 쉼을 얻는다. 마침 샘터에는 마르지 않는 샘구멍으로 맑은 샘물이 퐁퐁 솟는다. 이윽고 샘터는 맑은 물로 채워지고 작은놈들은 쉼을 누린다. 그래서 생태계는 조물주 계획대로 지속되어 왔다. 어느 동네 작은 마트에 허름한 차림의 중년이 들어왔다. 몰골이 초췌하고 얼굴은 어두웠다. 금세 울음이 터질 듯한 기세다.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계산대로 다가왔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섬뜩해졌다. 혹시나? 그런데 첫 마디가 내 얘길 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아무도 자기 얘길 들으려고 하지 않아 답답해 죽겠다고 했다. 직원은 차분하게 내가 들어주겠다고 했다. 중년은 문밖으로 나가 쓰러지듯 바닥에 앉아 울기 시작했다. 청년인 직원이 문밖 중년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폭풍같이 사연을 쏟아내었다. 가족과 헤어진 사연, 사업에 실패한 사연, 동료와 친구가 다 떠나고 너무 외로워 죽고 싶다는 사연을 이어가며 연신 울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되어 가면서 청년 직원을 안아주었다. 내 얘길 들어주어 고마웠다며. 비로소 샘터를 만나 쉼을 얻었나 보다. 사흘을 굶었던 중년은 굶주림보다 사람이 무척 고팠나보다. 내 얘길 들어 줄 사람, 들어만 주어도 위로가 되겠기에. 결국 위로에 목말라 방황했다. 위로의 샘터는 어디에 숨었을까? 도시 정글에는 여전히 위로의 샘터를 찾아 헤매는 영혼이 있다. 제도적 장치로 샘터 같은 쉼터가 마련되길 바란다. 도시 정글에서 길을 잃은 영혼들을 위해서. 하지만 아르바이트 직원 같은 마음의 여유를 가진 자들이 많아지면 좋겠고, 갈수록 각박해지는 도시 정글에 샘터가 절실하다.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는 도시마다 있어서 위기청소년을 위해 안전망을 펼치고 있다. 상담 신청을 본인이나 동반인이 하면 즉각 개입한다. 진로, 성격, 대인관계, 학교 부적응 등 다양한 고민을 전문상담사와 함께 해결 방안을 찾는다. 자신을 이해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심리검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자기 이해를 돕는다. 집단상담도 받을 수 있다.(평택YMCA 부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사업 참고) 중장년을 위한 정신건강센터도 있다. 자살예방센터를 갖춘 지자체도 있다.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노인 우울증, 자살 예방 기관과 탈북자,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단체도 있다. 이런 제도를 널리 홍보하고 시민이 활용하면 좋겠다. 사람의 생태계가 존속하려면 제도적 장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이용하는 시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샘터 같은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가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라도. 다섯 살에 보육원을 탈출해 혼자서 십 년여를 껌과 음료수를 팔면서 목숨을 이어온 소년이 어느 날 자기의 재능을 알고 도움을 준 한 샘터에 의해 성악을 배워 스타킹 프로에 나와 영감 깊은 노래로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를 품어준 무명의 샘터가 얼마나 고마운지. 어떤 형태든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생기를 되찾게 해주는 샘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샘터가 되어 누군가에게 쉼터가 되어주면 좋겠다.
    • 오피니언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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