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치이룸 가게 1호점’ 평택 아름미용실 박기순 원장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편히 드나드는 가게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입력 : 2025.10.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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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이룸 1호점’ 평택 아름미용실 외경


본보는 이번호부터 평택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변지예)과 협력하여 12월까지 매월 1회 장애 친화마을사업인 ‘가치이룸’에 참여한 가맹점 중 한 곳을 선정해 지역상인 인터뷰를 보도한다. 통계청이 조사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에 대한 차별 인식이 ‘약간 있다’ 44.7%, ‘매우 있다’ 15.4%로, 설문에 참여한 과반수 이상이 장애에 대한 차별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3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이 ‘장애인 차별이 있다’라고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2020년 63.5%보다 높은 80.1%로 조사돼 장애인 스스로가 차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가치이룸’은 이러한 장애에 대한 높은 차별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내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누구나 편히 드나드는 공간을 함께 만들기 위한 지역 협력 사업이며, 음식점·카페·미용실·병원 등 평택시 내 모든 상점이 참여할 수 있다. ‘가치이룸’에 참여한 상점에는 복지관이 자체 제작한 가맹점 마크가 부여되며, 본보를 통해 월 1회 홍보가 진행된다. 첫 번째로 선정된 ‘가치이룸’ 가게 1호점은 평택시 팽성읍에 소재한 ‘아름미용실(원장 박기순, 팽성읍 안정순환로287번길 43, ☎ 031-691-4725)’이며, ‘가치이룸’에 동참한 아름미용실 박기순 원장을 만나 ‘가치이룸’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가치이룸’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편집자 말>


■ 박 원장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하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 위해 참여”


- ‘가치이룸 1호점’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최근 강남구의 한 대형쇼핑몰 내 음식점에 지체장애인이 식사를 하기 위해 휠체어에 탑승하여 방문했다가 입장을 거부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언론 보도에 깜짝 놀랐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서울뿐만 아니라 평택 내에서도 장애인 A씨가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이용해 체육시설 사용 신청을 했으나, 장애를 이유로 시설 이용을 거부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전국은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내에서도 장애인을 차별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를 위해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과 평택자치신문이 공동 협력하여 진행하는 장애친화마을 사업인 ‘가치이룸’에 1호 가게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매번 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대해왔기 때문에 ‘가치이룸’ 가게 참여에 대해 특별히 고민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늘 같았습니다. 앞으로 평택 곳곳에 ‘가치이룸 가게’에 참여하는 가맹점이 많이 늘어나 장애인들과 지역주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장애인 손님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신 이유는?


저는 오랫동안 장애인 손님들께 미용 봉사를 해왔습니다. 미용 봉사는 특별한 일이라기보다 제 삶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청력이 약하신 분에게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드리고, 이해가 어려운 분에게는 직접 동작을 보여드리면서 설명합니다. 머리를 다듬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오늘 기분이 좋아졌다’라고 웃어주실 때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순간들은 저를 이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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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미용실에 방문한 손님과 박기순(가운데) 원장

 

- 가게 운영 중 장애인 손님을 맞이하면서 느낀 어려움은?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손님이 오시면 입구의 작은 문턱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작은 문턱 하나가 이렇게 큰 불편이 될 수 있구나’ 하고 절실히 느낍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문턱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손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공간이 아닌 모두가 불편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느낍니다.


- 이번 ‘가치이룸 가게’ 참여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손님들을 차별 없이 맞이했을 뿐이라, 이번 참여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모든 손님이 가게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 자리에서 손님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단골손님들 중에는 오랜 시간 동안 가족처럼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과의 인연이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고, 이번 ‘가치이룸’ 참여도 결국은 그 마음을 이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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